김민석 농성장 스케치...'지지자들 신경은 날카롭고'

"검찰의 구속이든 구인이든 결코 응하지 않을 것이다"

등록 2008.11.05 15:06수정 2008.11.05 15:06
0
원고료로 응원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검찰의 사전구속영장청구에 반발 민주당사에서 농성 6일째를 맞고 있는 지난 4일밤. 기자가 찾아간 농성장엔 밤9시가 다 되어 한가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꽤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김민석 최고위원을 만나러온 그의 지지자들과 6일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로 인해 당사가 붐비고 있었기 때문. 기자가 영등포 청과물시장에 위치한 민주당 영등포 당사를 찾아간 것은 4일밤 8시 50분경이었다.

 

a  김민석 최고위원 농성장 입구에 있는 대기실 풍경

김민석 최고위원 농성장 입구에 있는 대기실 풍경 ⓒ 추광규

김민석 최고위원 농성장 입구에 있는 대기실 풍경 ⓒ 추광규

김민석 최고위원의 농성장에 방문객들 줄이어

 

김 최고위원의 농성장은 영등포 당사 2층 예전 당 대표실을 농성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10여평 남짓되는 방에는 3평정도 너비의 은박돗자리가 깔려있고 한켠에는 야전침대가 놓여져 있었다. 난방은 건물전체가 난방이 되지 않는 듯 히터가 틀어져 있었다.

 

김 최고위원은 은박돗자리에 앉은뱅이 책상을 놓은채 그곳에서 농성을 행하고 있었다. 그와의 인터뷰는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그의 지역구에서 한무리의 사람들이 그를 만나고자 대기하고 있었고, 또 다른 한팀등 3~4개 팀의 면담이 계속해서 이어져야 했기 때문.

 

짧게 인삿말만 건넨 후 그가 지지자들을 만나는 것을 뒤 따라 다니며 취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당사내에 있는 그의 지지자들과 당직자들은 여론의 향배와 검찰의 반응에 무척이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2층 대표실 입구의 대기실에는 20여명 그리고 1층 현관 앞에 쳐놓은 천막 주위에도 2~3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

 

그들의 신경은 무척이나 예민해 있는 듯 했다. 몇명씩 모인 자리에서는 계속해서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오늘 어느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났다.', '검찰이 이런 정보를 언론에 흘리면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등 주로 여론의 추이를 말하고 있었다.

 

김 최고위원은 일단의 지지자들과 5분여 남짓의 만남을 가지고는 이내 당사내 한 회의실로 이동해 갔다. 서울 강동구 민주당 당원협의회에서 개최한 아카데미에 참석한 당원들에게 인삿말을 건네기 위해서 였다.

 

"제 사건은 결코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다"

 

a  당원들에게 인삿말을 건네고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

당원들에게 인삿말을 건네고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 ⓒ 추광규

당원들에게 인삿말을 건네고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 ⓒ 추광규

밤 9시가 훌쩍 넘은 시간. 김 최고위원은 마이크를 잡고는 잠시 당원협의회장과의 개인적인 연을 설명한 후 참석 당원들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거듭 호소했다.

 

그의 이 같은 호소에 대해 강동구 당원들은 "최고위원님 힘내십시요!" "억움함은 반드시 밝혀질것 입니다"며 그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줬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있었던 기자와의 짧은 인터뷰 내내에서도 검찰의 수사에 대해 강한 문제를 줄곧 제기했었다.

 

그의 항변은 아카데미에 참석한 서울 강동구 당원들에게도 계속해서 이어졌던 것.

 

"개인적인 금전 거래를 가지고 검찰이 이를 부풀리고 있다. 이런걸 가지고 구속수사 까지 하겠다는 검찰은 사법기관이 아니라 사실상 여당 비위 맞추는 정치를 하겠다는 정치검찰"이라며 강하게 몰아 붙였다.

 

그는 계속해서 "이제는 한 술 더 떠 있는 차용증을 없다고 하고 이메일도 왜곡해서 언론에 흘린다"며 반발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메일 내용과 관련해 "검찰은 장난을 치면 안 된다. 그래서 저는 검찰에게 이메일 전부를 까지고 했다. 검찰이 특정 문구만을 가지고 언론플레이를 하지말고 전체를 까면 제 사건은 친구한테 돈 빌린 것이 명백하게 나타날 것이다.", "수많은 이메일 내용 중에 한 구절 꼬투리 잡아서 교묘하게 왜곡하면 전체 맥락이 바뀌고 빌린 돈이 준 돈이 되나?"라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분명하게 말해서 그것은 빌린 돈이고 당시 친구도 어려움에 처해있었으므로 저에게 돈을 빌려주면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길래, 빌려 준 것을 빌려줬다고 하는데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 말일 뿐이다. 이메일 전체를 까면 그 같은 내용이 명백하게 나온다."며 검찰의 3일 발표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검찰에 대해 "검찰이 스스로 구속영장 철회하지 않는 한 해법은 없다"면서 "김민석이를 이렇게 수사하고 구속하겠다면 이재오도 수사하고 홍준표도 구속수사해서 검찰이 스스로 정치검찰이 아니라고 선언하지 않는 한 검찰의 구속이든 구인이든 결코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a  아카데미 회의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

아카데미 회의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 ⓒ 추광규

아카데미 회의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 ⓒ 추광규

농성장에 모여든 지지자들 농성 6일째 신경 날카로워 

 

당사 현관문 앞에 설치된 농성장에서 삼삼오오 모여 있는 당원들의 신경은 무척이나 날카로운 듯 했다. 이날 오전의 김 최고가 검찰을 향해 강경한 어조로 비판한 대목에 대해 언론의 반응을 예의 주시하고 있기 때문인 듯 했다.

 

특히 울산에서 올라와 6일째 농성장을 지키면서 식당일 등을 거들며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한 60대 여자분은 기자와 같이 방문한 시민에게 거친 욕을 서슴치 않았다. 기자와 동행한 그가 민주당의 현실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

 

애정어린 비판에도 그걸 수용하지 못하고 잠시동안이지만 이내 거친 말싸움으로 이어졌던것. 말 싸움 과정에서 모여든 몇몇은 어이 없는 욕설도 서슴치 않았다. 그들의 극단적인 반응은 말싸움을 말리는 기자에게도 이어졌었다. 기자에게도 막말을 서슴치 않았기 때문. 

 

다툼이 멈춰진 후 한 당직자는 농성이 6일째 접어들고 지쳐서 사람들이 작은 자극에도 거칠게 반응한다며 감정이 잦아 지지 않은 이 시민과 기자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 시민은 민주당 당직자의 거듭된 사과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눅어지지 않은 듯 했다. 그는 "민주당에 애정을 가지고 방문하는 지지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게 해야 할 것이다", "애정어린 지지자들을 이런식으로 대한다면 누가 민주당에 애정을 갖겠느냐"며 이날 있었던 자신의 생애 첫 민주당 당사 방문에서 느꼈던 씁쓸한 심경을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11.05 15:06ⓒ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강동구 #영등포 당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화물차는 굴러가는게 아니라 뛰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물칸도 없을 수 있습니다. <신문고 뉴스> 편집장 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2. 2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3. 3 "집안일 시킨다고 나만 학교 안 보냈어요, 얼마나 속상하던지" "집안일 시킨다고 나만 학교 안 보냈어요, 얼마나 속상하던지"
  4. 4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5. 5 "윤 대통령 답없다" 부산 도심 '퇴진 갈매기' 합창 "윤 대통령 답없다" 부산 도심 '퇴진 갈매기' 합창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