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교신도시의 첫 분양 아파트인 '울트라 참누리 더 레이크 힐'의 조감도.
울트라 참누리 홈페이지 갈무리
한 달 전 10월 9일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환하게 웃은 날로 기록됐다. 전날부터 이틀간 실시된 경기도 광교신도시의 첫 분양 아파트의 지역 1순위 청약 접수 경쟁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언론은 아래와 같이 이 소식을 신속하고 뜨겁게 전했다.
'광교 청약 열풍' '청약자 몰리는 광교 신도시' '광교신도시 이름값… 분양한파 녹였다' '광교 첫 분양 1순위 경쟁률 최고 224대 1'
몇몇 언론은 "광교신도시 발 청약 열기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을까', '분양시장 되살아나나'라며 분위기를 띄웠고, 한 언론은 '중대형 아파트 갈아타기 해볼까'라며 앞서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11월 5일 막상 '계약률' 뚜껑을 열어보니, 아래와 같은 언론보도가 나왔다.
"광교신도시 너마저…"아파트 계약률이 70%대에 그친 것이다. 그 뜨거웠던 청약 열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최대 224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부동산 언론의 마지막 희망이 됐던 광교 신도시. 온갖 부동산 대책에도 이렇게 고꾸라진 이유는 무얼까?
"'당첨=로또' 분위기가 거셌다"우선 이 아파트에 대해 알아보자. 울트라건설이 경기도 수원·용인 일대 광교신도시에 짓는 '참누리 더 레이크 힐'이라는 이름의 이 아파트 단지는 36층 아파트 10개동, 모두 1188세대를 분양한 대규모 단지다. 주택 크기는 112~232㎡로 모두 중대형이다. 입주는 2011년 9월.
분양가의 경우, 112㎡는 4억2829만원으로, 146㎡는 5억8652만원이다. 3.3㎡당 분양가는 1260~1340만원에 이른다. 인근 용인시 수지구의 신규 분양 아파트가 3.3㎡당 1400만~1500만원인 터라, 고분양가 논란을 피했다.
하지만 3~4년 된 주변 아파트는 3.3㎡ 당 1000만원, 급매물은 800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라 분양가가 싸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대해 조은부동산의 박장근 대표는 "광교신도시는 사통팔달의 교통요지에 주변 환경도 매우 좋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무조건 청약을 하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청약 접수가 시작되자 그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10월 8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수원·용인 거주자 1순위 청약 접수에서 331가구 모집에 5890명이 신청해 17.8대1의 뜨거운 경쟁률을 보였다. 187㎡의 경우, 1가구 모집에 224명이 접수해 224대의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청약 열기는 이후 3일간의 수도권 1순위 청약에서도 이어졌다. 733가구 모집에 1만1004명이 신청해 청약 접수 경쟁률은 14.2대1을 나타냈다. 박장근 대표는 "경제 사정만 좋았으면, 50대1의 경쟁률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지역 부동산 시장은 '광교신도시 당첨=로또'라는 분위기가 거셌다고 한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묻자마' 청약이 많았다"며 "청약 가점이 높든 낮든,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든 세우지 않았든 누구나 청약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