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난 뒤 동네는 다들 가을걷이로 정신없었다.
이장연
가져간 벼가마는 바로 방아를 찧을 수도 없습니다. 인천 서구 인근에 남아있는 정미소가 이곳 밖에 없어, 다른 농부들의 벼가마니가 줄줄이 예약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몇 해 전까지 이웃 동네인 경서동에도 정미소가 있었는데, 택지개발 때문에, 농사를 지을 사람도 땅도 사라지니 정미소도 같이 사라진 것입니다.
평화롭고 안락했던 농촌 마을과 논, 밭을 불도저로 깔아뭉개 버리고 '명품도시' 운운하는 인천시의 마구잡이 개발 때문에, 농부들이 벼농사 짓기가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런 것들 때문입니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이 뿌듯하고 풍성한 기분!! 아무튼 양식 걱정하시던 어머니의 걱정이 어제(8일) 싹 가셨습니다. 아버지가 정미소에서 방아를 찧은 햅쌀을 저녁 늦게 가지고 돌아오셨기 때문입니다. 검단정미소에서 저희 동네사람들의 벼를 찧어 한꺼번에 배달해주는 편에 저희 집 햅쌀도 받아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