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태안군은 '매일 축제 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축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축제를 통해 시름에 잠긴 주민들에게 흥을 돋궈주고, 지역주민들에게 혜택이 주어져야 의미가 있다. 이것이 바로 주민과 함께하는 축제요. 주민을 위한 축제다.
그러나 최근 태안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많은 축제가 주민을 위한 축제인지에 대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매일 같이 벌어지는 축제에 흥겨워야 할 주민들은 보이지 않고 축제 관계자들과 정치권, 잡상인들만 물 만난 고기마냥 흥겨워하고 있다"는 한 주민의 푸념 섞인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마당에 멍석만 펼쳐놓으면 알아서 오겠지 하는 식의 탁상행정으로 인해 이 같은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여름 모 소주회사가 벌인 생색내기 행사나, 도와 군 예산을 가지고 벌인 수산물 축제 등에서 보여준 졸속행정은 지탄받아 마탕하다. 책정된 예산을 써버리기 위해 벌이는 축제엔 주민들이 발길을 돌린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수산행정의 허점으로 꼽힌다.
또 주민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축제를 기획하기 보다는 군 보조금으로 축제를 기획하는 주최자와 이를 승인해주는 태안군 행정 최고 책임자인 진태구 군수에게 문제가 있다.
축제를 기획하면 군 보조금이 나온다는 기대와 이에 동조하는 군수. 주민의 혈세로 세운 무대 위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된 기대 심리가 있기 때문에 검증받지도 않은 축제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면서도 내세울 축제 하나 없다는 것은 행정의 무능이다.
전라남도 순천은 갈대와 갯벌을 주제로 열린 한 축제기간동안 국내외 관광객 66만여 명이 몰렸다는 사실을 태안군 공직자들은 알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청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11.10 12:15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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