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만든 땅인데...태안군 소원면 파도리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이병문(70)씨. 그는 학교법인 송설당 교육재단 소유의 토지를 임대해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러나 재단측이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하며 토지공매를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정대희
파도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이병문(70)씨. 지난달 31일 학교법인 송설당 교육재단으로부터 안내장을 받은 그는 요즘 갈수록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씨에게도 파도리 일대 1만6529㎡(5000평)은 지난 50년 동안 애지중지하며 일궈온 소중한 땅이다.
하지만 그는 사람 나이로 치면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쉰 살이나 먹은 자식과 같은 땅과 생이별을 하게 됐다.
"소원 지역에서 가장 농사가 잘 된다는 망산 지역도 이렇게 땅값이 비싸지는 않아. 대개 3만5000원 이하야. 도대체 어디서 감정을 했기에 이렇게 높게 나왔는지, 나 원 참."
벼농사를 짓고 있는 이씨는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등 장비사용료와 비료, 제초제, 농약을 구입한 비용을 제외하면 한해 농사로 벌어들인 수익금은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트랙터 사용료가 얼마인줄 아나? 한마지기당 3만5000원이여, 이양기는 3만원, 콤바인은 더 비싸지 4만원, 또 비료비는 어떻고. 작년에 8000원 하던 것이 올해는 1만2500원으로 올랐으니. 25마지기 농사지어 봤자 125가마밖에 안 나와. 그나마 금년엔 풍년이 들어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쌀 한가마에 15만5000원씩 계산해 봤자 2천만원도 안 돼. 거기다 수확량에 10~15%는 소작료로 지불한다고 생각해 봐."
이씨는 지난 4일 주민 한 사람을 대동하고 토지감정 평가를 맡았던 업체관계자를 태안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고 한다.
"아니, 글쎄 소원면 전체 토지 가격을 보고 평균치로 땅 값을 정했다는 거여, 그게 5만 4천원 정도라는 구먼. 근데 또 감정가격은 여기에다가 약간 상향조정해서 정한다고 하더라고. 누가 토지감정을 의뢰해서 평가했냐고 물었더니 학교법인에서 의뢰했다고 하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