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철 국가기록원장, 노무현과 '악연' 어디까지...

봉하마을 기록물 회수 선봉... 행복도시건설청장으로 영전

등록 2008.11.17 11:10수정 2008.11.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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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7월 13일 당시 정진철 국가기록원장(왼쪽 두번째)이 임상경 대통령기록관장, 국가기록원 관계자 2명 등과 함께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 방문 조사 후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지난 7월 13일 당시 정진철 국가기록원장(왼쪽 두번째)이 임상경 대통령기록관장, 국가기록원 관계자 2명 등과 함께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 방문 조사 후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 황방열


대전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한 정진철 신임 행복도시건설청장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악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금년 3월 초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장에 임명된 정진철 청장은 생각지도 않았던 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다.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청와대 기록물 반출 사건.

지난 7월 청와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재임시절의 청와대 기록물을 반출한 사실을 공론화했으며, 기록물의 회수를 두고 정진철 당시 국가기록원장은 전국적인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된다.

정진철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기록물 반출은 불법'이라며 대립각을 세웠고, 기록물 회수를 위해 지난 7월 13일 봉하마을을 전격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면담하는 등 기록물 회수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결국 국가기록원은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기록물을 회수했고,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기록물 반출에 연루된 핵심 측근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 됐다. 또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지난 10월에 '봉하마을로 기록물을 반출할 것을 직접 지시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없이는 수사 결과를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에 이른다.

이뿐만이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0월 21일 보수단체인 자유시민연대(회장 이강욱)로부터 '국가보안법 및 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다.

a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 봉하마을을 방문한 국가기록원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 봉하마을을 방문한 국가기록원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노무현 공식 홈페이지


1급 관리관에서 차관급으로 전격 발탁


이명박 대통령은 이 같은 정진철 청장의 활약상(?)이 마음에 들었는지 지난 12일 1급 관리관인 정진철 원장을 차관보를 거치지 않고 차관급인 행복도시건설청장에 전격 내정해 발표했다. 이어 13일 공식 임명된 정진철 청장은 14일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협조를 요청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진철 행복도시건설청장의 앞길이 순탄지만은 않다. 그건 바로 이명박 정부의 행복도시 축소 의지 때문. 따라서 정진철 청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2라운드가 시작된 것이다.


잘 알다시피 위헌 파동을 겪으며 행정수도에서 행복도시로 축소되긴 했지만 행복도시 건설은 노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노 전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참여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이기도 했다.

지난 대선 당시 '행복도시의 축소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던 이명박 대통령이지만 내년도 행복도시 예산을 대폭 축소시키자 충청권은 행복도시의 원안 추진에 강한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애초에 2009년에 8700억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건설청에서 7000억을 요청하고 정부는 이를 4169억으로 확정지었다가 최근 야당의 반발이 이어지자 최종적으로 5800억 예산을 편성했다.

결국 정진철 청장은 '행복도시의 원안 추진'이라는 당연한 책무와 함께 이명박 정부의 '보이지 않는 의지'까지 수행해야 하는 힘든 임무를 맡은 셈이다.

정무직이라 정해진 임기가 없는 정진철 청장이 행복도시건설청장을 물러날 즈음 행복도시건설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중 어느 쪽의 입맛에 맞게 진행될지 지켜 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대전뉴스(www.daejeon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대전뉴스(www.daejeon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정진철 #노무현 #행복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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