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널리 보급되기 전 자전거는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자전거로 장에 가고, 자전거에 일터에 가며, 자전거로 학교에 가던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영화 <박하사탕> 중에서
이스트필름
[사연#1] 아버지는 성적이 잘 나온 만큼 자전거를 많이 타게 해주겠다고 나와 약속을 했다. 다행히 나는 성적이 1-2등으로 좋았다. 동생에게 구슬과 딱지를 받고 몇 바퀴 타도록 허락한 기억도 있다. 자전거를 배운 것은 사촌형이 타던 큰 자전거를 통해서였다. 그 때 소와 정면 충돌해 아수라장이 되고, 사죄를 하느라 부모님이 쩔쩔 매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사연#2] 아버지가 걸어서 회사에 가는 게 무척 가슴 아팠다. 아버지를 위해 자전거를 훔쳤다. 버려진 자전거라고 얼버무리면서. 어느 날 아버지는 자전거 주인을 만나 도둑으로 몰렸다. 평생 정직하게 살아오신 아버지는 얼마나 곤혹스러웠을까. 자초지종을 듣고 자전거 주인과 친구가 된 아버지. 첫 직장을 얻고 아버지에게 새 자전거를 선물했다. 그런데 이미 나이가 든 아버지에게 새 자전거는 힘겨워 보인다.
자전거에 얽힌 애틋한 사연이 이리 많은 줄 몰랐다.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올해 7번째 마련한 '1070 자전거이야기 공모 경진대회'에는 유례없이 많은 글이 쏟아졌다. 사례 586편, 사진 354점이 들어왔다.
'1070'은 10대부터 70대까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이번 입상자 중엔 9세 어린이부터 83세 어르신까지 다양하다. 이전까지 있었던 지자체 부문은 없앴다. 이미 어느 정도 수상자 윤곽이 드러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지자체들이 응모를 꺼렸기 때문이다.
전체 대상은 서울시 마포구 보건소가 받았다.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만들고 2005년부터 4년 동안 자전거 안전 캠페인을 꾸준히 벌인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자전거 안전모 착용 리플렛과 포스터를 만들과 착용 가두캠페인을 하며 자녀안전을 위한 부모의 역할 교육 등 홍보 방식도 다양했다.
단체 우수상은 미미식품, 서울 마포구 상암동 주민센터, 오정동 자전거사랑회, 광산구 신가동 주민센터 등 네 곳이 받았다. 이중 충북 괴산에 있는 이 미미식품은 35명 전 직원이 자전거 출퇴근을 해 눈길을 끌었다. 2006년 이한배 대표가 자전거 출퇴근을 제안한 게 계기.
당시 7명이 자전거를 탈 줄 몰랐지만, 10여일 동안 자전거 강습을 해 모두 타게 만들었다. 초창기엔 괴산읍에 사는 직원 31명이 매일 오전 8시 15분에 괴산읍 군민회관 앞에 모여 약 5km 정도 되는 회사까지 함께 출근을 했다. 이후 문광면 거주 직원 4명이 동참했다.
분기별 1회 자전거 하이킹을 하고, 자전거 이용 우수사원 해외 연수 제도를 둬 자전거 타는 분위기를 돋웠다. 이에 따라 직원 10명이 미국과 중국에 다녀왔다.
자전거 타는 회사를 표방했지만 1년 365일 무조건 자전거만 타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비와 눈이 올 때, 8월 여름 혹서기, 1, 2월 혹한기엔 회사 통근버스를 운행한다. 앞으로 회사 뿐만 아니라 괴산농공단지 내 모든 회사가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자전거 타고 환경 감시 운동, 자전거 동경해 공무원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