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과일감귤과 용과. 아직도 풀리지 않은 궁금증 용과...
이현숙
"이것도 과일인가요?"
"아, 용과요. 과일이지요."
"이건 어떻게 먹어요?"
"그냥 껍질 벗겨서 먹는데, 달착지근하고 기관지에 좋아요." 나는 구경만 했다. 왠지 자주 접하지 않은 먹을거리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 장을 돌아다니면서 몇 번을 망설였지만 결국은 사지 못했다. 집에 돌아와 검색을 해봐도 용과라는 과일은 나오지 않았다. 여전히 궁금하다. 그 과일 나무나 속이... 그런데 울 신랑은 자두를 골라놓고 나를 불렀다. 마땅치 않았지만, 흥정을 다 해놨으니 어쩔 수 없이 샀다. 돌아서면서 노파심에 물었다.
"이 자두 제주에서 나나요."
"아니요. 육지 것입니다. 제주에는 감귤 종류밖에 없어요. 이런 거 다 육지에서 오는 겁니다."에그, 육지에서 배로 실어오느라 몇 날 며칠 걸렸을 테니, 뭔 맛이 있겠는가. 보기에는 아주 좋아보였지만 맛은 영 젬병. 오는 날까지 울 신랑 먹어치우느라 애썼다. 난 자두와 친하지 않아서 도와 줄 수도 없었고.
오늘은 제주 시내에서 자기로 하고 드디어 고대하던 고등어 갈치회를 먹으러 간다. 오일장에서 멀지 않은 노형동에 잘 하는 식당이 있단다. 물항식당이라고. 이름 값을 하는지 초저녁인데도 손님이 많았다. 처음이라 주문하는데도 갈팡질팡. 갈치와 고등어를 같이 먹고 싶다니까, 한 접시에 같이 나오는데 4만원이란다.
"그럼, 쯔끼다시나 매운탕도 나오나요?"
"손님 여긴 그런 식당이 아닙니다, 매운탕을 드시려면 따로 시키셔야 돼요."점잖게 타이르는 종업원에게, 나 한 방 먹었다. 유명한 식당이라 찾아 왔는데, 유명하기 때문에 손님에게도 고자세인지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그런데 고등어회는 맛있었다. 난생 처음 먹어 보는 건데, 갈치회는 그저 그렇고 고등어회는 달착지근한 게 감칠 맛이 났다. 굳이 참치회와 비교한다면 참치보다 단맛이 약간 더 나고 얕은 맛이 혀에 착착 감기는 맛이었다. 제주에 몇 번을 와도 군침만 흘리고 돌아갔는데, 이럴 땐 같이 다니는 보람이 있다. 갈치회, 고등어회맛을 다 보고 소주도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