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냉이 껍질의 껄끄러운 맛은 없지만, 어린 조카에게는 훌륭한 주전부리였다.
이장연
그 강냉이 뻥튀기를 보자 어린 조카는 득달같이 달려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원숭이가 욕심을 부리듯 입안 가득 뻥튀기를 넣고도 작은 두 손에 뻥튀기를 쥐고 좋아라 했습니다. 밥은 안먹고 뻥튀기만 먹을정도여서 그릇을 치울라하면 "에에엥" 거리며 떼까지 썼습니다. 그런 조카에게 부모님은 "떼쟁이" "원숭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아참 뻥튀기를 먹을 때 떼쟁이 조카의 주특기는, 바로 뻥튀기 그릇 뒤엎기입니다.
그래서 둥근 뻥튀기 그릇을 꼭 붙잡지 않고 한눈을 팔거나 방심이라도 하면 순식간에 거실 바닥은 온통 뻥튀기 천지가 됩니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에서 하얀 뻥튀기 눈이 내리는 그 장면이 펼쳐지게 됩니다.
뭐가 좋은지 바닥에 나뒹구는 뻥튀기를 조카는 주워먹고 줄행랑을 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어린 조카나 가족들이 한동안 즐겨먹은 뻥튀기도 이제 다 먹었습니다.
어머니는 시간이 되면 다시 옥수수쌀을 방앗간에서 찧어 와야겠다고 하십니다.
어린 조카가 뻥튀기를 뒤집고 맛나게 강냉이를 먹는 모습이 또 보고 싶으신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