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우성조씨네 가족이 도시텃밭에서 재배한 얼갈이, 열무, 시금치. 조금만 눈을 돌리면 도심 곳곳에 경작할 곳은 얼마든지 있다.
김갑봉
2. 도시농업의 경제적 효과 도시농업을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해 보면, 자원순환의 효과가 있다. 폐열을 이용할 수 있고,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쓸 수 있으며, 빗물과 하수를 재활용할 수 있다. 심지어 사람의 소변과 대변까지도 거름으로 만들어 사용케 한다.
도시 안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한 도시농업 활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미 70년대 캐나다에서는 핵발전소의 폐열을 이용해 온실을 덥히고 양어(물고기를 인공적으로 키우는 일)를 통해 산업과정에서 배출되는 열을 직접 식량생산에 연결시켰다. 또한 스코틀랜드에서는 위스키 증류과정에서 발생되는 열을 뱀장어 양식에 이용해 성공을 거뒀다.
또한 도시농업은 가정에서 배출되는 많은 양의 음식물쓰레기를 자체적으로 퇴비화해 거름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일례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음식물쓰레기를 지렁이의 먹이로 활용해 쓰레기를 처리하는 ‘지렁이상자’를 보급하고 있는데, 이는 곧 거름으로 쓰일 수 있다.
영국에서는 런던 근처의 하수처리장을 통해 안전하게 처리된 하수를 인근 5000헥타아르(1만㎡)에 이르는 농토에 사용했고[최승, 도시농업을 이용한 공한지의 활용방안에 관한 연구 1988], 인도 캘커타는 도시 하수를 이용해 채소를 재배하거나 잉어를 양식해 시민수요의 30%를 조달하고 있다[요시다 타로, 아바나의 탄생 2004].
다음으로 옥상녹화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들 수 있다. 학교와 같은 건물의 옥상을 농원화했을 때 단열효과를 통한 냉난방비 절약은 16.6%에 이른다. 30도를 넘는 여름에 옥상 콘크리트 표면은 50도에 육박하며, 그 밑 부분은 40도에 이른다. 여기에 식물을 심고 가꾸어 활용한다면 옥상표면의 온도는 26~27도를 유지한다[오대민·최영애, 자연과의 만남으로 나와 세상을 치유하는 도시농업 2006]. 이밖에도 산성비, 자외선 등으로부터 건축물을 보호해 지붕 방수층의 기대 수명을 40년 가까이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도시농업의 경제적 효과 중 가장 큰 대목은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단카이 세대(1945년 전후 출생, 정년퇴임 대상)를 주로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시민농원(우리의 도시텃밭이나 주말농장에 해당)’의 주 생산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노인취업자의 67%정도가 돈이 필요해서 취업하고 있고, 72.4%는 계속 취업하기를 희망한다. 노인 일자리는 전문적 기술이 없더라도 점진적 교육을 통해 참여가 가능하고 육체적으로도 감당할 수 있는 모델이어야 하는데, 도시농업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명 단위의 도시농업 생산자조직이 1개 행정동에 최소 1개씩만 된다 해도 500여개가 넘는 서울의 행정동 숫자를 생각하면 약 1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수급 중심의 초고령화사회 대비책을 생산 활동을 통한 대비책으로 바꾸는 데 있어 도시농업의 가치는 무궁무진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