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이게 다 고등어. 이분들도 신기한 듯 들여다보고 있다.
이현숙
강력한 활기 때문인지, 아니면 공판장을 동분서주 돌아다녀 그런지 벌써 배가 고팠다. 9시도 안 됐는데. 오늘도 다른 날처럼 빵과 과일과 커피를 아침이랍시고 먹고 나왔는데. 이럴 땐, 이심전심 뱃속 사정도 똑같은지, 차를 돌리려 골목길로 들어서던 이 남자 문득 시장끼를 호소한다.
"배가 고픈데, 밥 좀 먹었으면."
"그래? 그럼 먹어야지. 그 유명한 맛집 있다며, 이 주위에. 그리로 가서 아예 아침밥을 먹고 가지, 뭐."
"아, 저 식당도 유명한 식당이다."
이 남자, 말 떨어지기 무섭게 바로 앞에 있는 식당을 가리키며 차를 세운다. 여행 때마다 아침을 빵으로 때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 짠돌이라서 그렇고 그 다음은 시간 절약 때문이다. 낯선 곳에서 아침밥 해주는 식당 찾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대부분 잘 안 되는 식당에서 아침밥을 하니, 맛도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