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목) 뇌성마비복지회가 30년 숙원사업으로 마련한 뇌성마비복지회관이 문을 열게 되면서 뇌성마비 시인들이 똘똘 뭉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뇌성마비복지회관을 주춧돌로 삼아 여러 가지 문학예술행사를 기획하고,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에게 직접 선보이면서 따스한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시와 음악이 있는 우리들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27일(목)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까지 뇌성마비복지회관 강당에서 열리는 '제7회 뇌성마비 시인들의 시낭송회'가 그것. 뇌성마비복지회관 개관 첫 행사이기도 한 이날 시낭송회는 한국뇌성마비복지회가 주최하고 서울강서문인협회가 주관한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기획홍보팀 최명숙씨는 "이날 참여하는 뇌성마비 시인들은 지난 8월 뇌성마비시인 선정위원회에서 작품을 공모해 문학평론가 장영우 교수(동국대 문예창작과)와 조병무 교수(전 동덕여대 문예창작과)의 심사로 선정된 6명이라며 "초대시인은 서울강서문인협회 김정호 회장 등 4명"이라고 말했다.
뇌성마비 시인들이 펼치는 초겨울 시 잔치 한마당
뇌성마비인과 가족, 지역주민 등 약 150여 명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에는 초대시인 4명과 뇌성마비 시인 6명을 합쳐 모두 10명의 낭송자가 나와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속에 자작시를 읊는다. 뇌성마비 시인은 김소영, 남경우, 박근영, 신용민, 설미희, 정상석이며, 초대 시인은 김소엽, 조병무, 강서문인협회 김정호 회장, 강병수 수석부회장.
박재희(KBS 라디오 리포터) 사회, 장영우(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심사로 열리는 이번 시낭송회에는 김경민(뇌성마비피아니스트), 나눔클라리넷앙상블, 강성세(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이수자), 구기성(섹소폰), 라파엘 몰리나(라틴음악과 안데스전통음악 싱어)가 시낭송 연주자로 참가한다.
이날 춘천에서 참여하는 정상석 시인은 KBS 제3라디오 사랑의 소리방송 '내일을 위하여'란 프로그램 로고송을 작사했으며, 제2회 춘천시장애인문학상 수기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부산에서 참여하는 신용민 시인은 제7회 곰두리 문학상 동화 부문 당선, 제9회 대한민국 장애인 문학상 소설 부문, 제14회 가톨릭 문학상 동화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아들과 단 둘이 살면서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문창과를 수료한 설미희 시인은 <뿌리>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지금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다. 특히 이날 출연하는 안데스 전통음악 싱어 라파엘 몰리나는 페루의 음악인으로 KBS 인간극장에 출연할 만큼 널리 알려진 음악인이다.
뇌성마비 시인들과 뇌성마비 음악인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위해 마련한 초겨울 시와 음악이 흐르는 아름다운 잔치 한마당. 초겨울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우리 사회를 향해 갸날프게 지피는 사랑의 불씨에 또 하나의 믿음의 불씨를 보태며, 이들이 내미는 예쁜 시집 한 권에 은행잎 책갈피 끼워가며 차분하게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포터>에도 보냅니다
2008.11.26 20:52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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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타법' '방바닥 명상'...남다른 시인들이 주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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