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교실에서 애들만 잘 가르치면 됩니다"

대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 인터뷰 ① - 이명주 공주교대 교수

등록 2008.11.27 09:42수정 2008.12.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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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교육감 선거가 오는 12월 17일 주민 직선으로 치러진다. 현재까지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는 모두 4명이다. <오마이뉴스>가 각 후보들의 교육 철학 및 주요 공약, 교육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어 보았다. 인터뷰는 현직교사인 시민기자가 함께 참여했다. [편집자말]
"대전은 어느 지역보다도 교사의 수준이 높고 교육 과정 운영을 위한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이러한 좋은 조건 하에서 종전과는 다른 교육 구조와 절차, 교육방법, 교육 행정 체제 개선 등을 통하여 사교육비를 줄이고 교육 만족도를 높여 명품 대전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출마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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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가 드리는 '유권자에게 한마디' 대전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명주 공주교대 교수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이명주 후보가 유권자에게 드리는 한마디.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명주(49·공주교육대학교 교수) 예비후보는 "우리 교육 현실은 교육청이 단위학교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단위학교가 교육청을 도와주고 있다"며 "교사는 가르치는 일 이외에 철저하게 업무가 경감되어야 한다"는 말로 교육청 위주의 실적주의에 반대 입장을 밝혓다.

이 후보는 '전교조 후보설'의 진위를 묻자 " 전교조를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이는 지난 6대 교육감 선거에서 마타도어로 활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즉 누군가 전교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은 점을 이용해 퍼뜨린 말이라는 것.

지난 2006년 6대 교육감 선거에도 출마한 바 있는 그는 ▲ 도덕적 실천을 위한 인간교육 강화 ▲ 사교육비를 현재의 반으로 줄이면서 학력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무료 아침 급식 실시 ▲ 동서간 교육 격차 해소 ▲ 교사 우대 및 교권 확립 ▲ 교육 조직을 주제별(목표지향) 조직으로 변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음은 이명주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이 내용은 사전에 서면 질의를 거쳐 직접 인터뷰를 통해 확인하고 보완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대전, 최적 조건 갖추고도 학력 기대에 못 미쳐

 이명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이명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명주 예비후보 주요 경력
▲ 현 공주교육대학교 교수
▲ 현 충남대학교 연구 교수
▲ 현 교육 발전 실천 연대 대표
▲ 현 대전광역시 정책 자문 위원
▲ 현 한국자유총연맹 대전광역시지회 자문 교수
▲ 제5대 대전광역시 교육위원
▲ 교육인적자원부 지방 대학 육성 위원
▲ 교육인적자원부 전국 교육대학원 평가 위원
▲ 대전광역시 교육청 평가 자문위원
▲ 대전광역시 교육청 교육과정 심의 위원
▲ 대전광역시 교육청 장학사(인사, 장학, 정책 담당)
▲ 한국 교원단체 총연합회 연구 위원
▲ 제6대 대전광역시 교육감 선거 출마

- 현재 대전 교육의 주요 극복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전이 학생 교육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학력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학생들이 지금 어느 위치이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며 미래에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확실한 신념이나 비전을 제시해 주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다."

- 이 후보는 왜 본인이 대전시 교육감에 적임자라고 생각하는가?
"교육감의 중요한 역할은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교육정책 실현을 위한 교육조직, 교육예산배정, 학생 교육을 위한 교원인사행정, 장학행정, 학생의 미래 생활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 등이다. 이러한 교육감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행정 철학을 바탕으로 한 행정 행위가 요구된다. 나는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가진 교육행정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전문성에 기초한 교육행정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다."


- 현재 주민 직접 선거에 의한 교육감 선출 방식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거 교육감 선거가 소수의 인원에 의해서 치러져서 대표성을 갖지 못하고 학연, 지연에 의해 파행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직선제를 선택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투표 참여율이 저조하고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문제인데, 이 문제는 2010년부터 지방자치 단체장과 함께 선거를 치름으로써 자동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 교육감이 가진 인사권은 막대하다. 인사 투명성 방안이 있다면?
"논공행상식 파벌 인사 등으로 교원의 사기가 저하되고 교직 사회에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행정 행위는 감정이 개입되면 안 되고 교원 인사는 학생 교육을 우선하는 차원에서 교육 수요자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 적재적소에 인사원칙을 반드시 적용하겠다."


-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육 기본법에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다 알다시피 학교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격을 완성해 주는 것이다. 인간 교육이다. 이러한 인간교육을 바탕으로 성적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의 교육은 품성 좋은 인간을 기르는 교육이 아니라 입시 위주의 학력을 높이는 데에만 온 관심이 쏠려 있다."

- 대전 교육의 뜨거운 감자는 '동서간 학력 격차'다. 해결책은?
"교육 격차는 지역 발전과 밀접하다. 해결책으로 동부 지역에 잉여 교실을 이용하여 심화학교를 만들고 촉진 교사를 배치하여 학생의 보충심화학습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동부 지역에 더 열정적인 교사를 배치하고 학생 성취를 높이는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 뿐만 아니라 동부 지역에 외국어고등학교를 설립하여 20년 후 학생들의 미래 삶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고 동부지역의 전반적인 교육 풍토를 개선하겠다."

- 교원평가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
"교원평가제는 필요하다. 단 교원평가 결과를 인사나 보수에 반영하는 것은 반대한다. 교원의 교직 발달을 도와주는 수단으로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교원 평가 결과 학급경영이나 교과지도, 학생생활 지도 면에서 교원연수가 필요한 교원에게 연수를 받도록 하고 더 연구하도록 시간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력 신장 위해 교원 연수 강화 등 조치 취할 것

 이명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이명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오마이뉴스 장재완

- 교육감 후보들이 정치인, 정당 등과 짝짓기하는 것을 어떻게 보는가?
"나는 무색무취인 사람이다. 어떠한 정당과도 관련이 없다. 기본교육법 6조를 보라.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은 자율적, 독자적으로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교육이 정치에 예속될 때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나는 정당과는 전혀 무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 후보 진영에서는 직선제이다 보니 정당과 관련을 맺으려 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나는 선대위 본부를 구성할 때도 철저하게 정당 사람들을 배제했다."

- 교육감에 당선된다면 인성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교육은 도덕적 판단을 위한 교육은 그런대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도덕적 실천을 위한 교육은 수준 이하다. 인성 교육은 학교에서 교과서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체험 위주의 적극적 활동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사회복지기관 봉사활동 등으로 감사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을 함양하고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사랑과 봉사의 마음을 갖도록 하겠다."

- 학력 신장 방안이 있다면?
"교사가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학업성취도가 달라진다. 학력 신장을 위해 교원 연수를 강행하고 수업 방법을 혁신하여 학생들이 쉽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심화보충학습을 위한 심화학교를 설치하고 촉진 교사를 배치하여 현 방과후학교 수준보다 훨씬 만족할 수 있는 교육으로 학력을 신장하겠다."

- 현재 진행 중인 고교생 야간자율학습은 건강권이 침해될 만큼 가혹하다고 본다. 밤 9시 정도로 '야간자율학습상한제'를 시행할 의향은 없는가?
"야간자율학습 문제는 학교장이 결정해야 할 문제다. 학생 성취 수준이 높고 학습 동기가 높으며 가정환경이 좋은 학생은 야간자율학습이 필요 없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학생은 야간자율학습으로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야간자율학습은 학교 교육 특성에 따라 달라져야 하며 학교 안에서도 학생 환경에 따라 그룹별로 차이를 두어야 한다고 본다. 모든 학교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교육이라고 볼 수 없으며 그것은 사육이라고 할 수 있다."

- 학교 급식 무상 지원에 대한 여론이 높다. 어떻게 생각하나?
"재정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학교 급식은 무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나는 대전의 인문계 고교 3학년부터 무상으로 학교 아침 급식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침밥을 먹은 학생과 먹지 않은 학생의 수능 점수 차이가 20점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따라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부터 점진적으로 무료 급식을 실시하고자 한다."

- 고교생 아침 무상급식이 입시 경쟁 교육을 고착화하는 것 아닌가?
"원칙적으로 아침밥은 집에서 먹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70%는 안정됐다고 보지만, 하위계층, 결손 가정 등에서는 어려운 학생도 많다. 그 학생들 아침 먹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런 학생들에게는 아침식사를 줘서 교육력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이다."

- 경쟁 중인 다른 후보들을 평가해 본다면?
"인물 면에서 볼 때 중등 교육 경력이 있고 모두 인품이 훌륭하다고 본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있으나 크게 신뢰할 수는 없겠고, 주변에서 3강 구도라고 하지만 나를 포함하여 2강 구도라고 본다.(웃음) 그 2강 구도란 현직 교육감과 나라고 본다. 3강 구도라고 하는 것은 교육과 정치를 연결시켜 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어낸 것이라고 본다."

전교조 후보 아니지만 부정적으로 보진 않는다

 이명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이명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오마이뉴스 장재완

- 교육자치와 행정 자치를 통합한 러닝메이트제를 어떻게 보는가?
"교육자치를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데, 일반 행정과는 분리되어야 한다. 일반 행정에서 보는 것은 지방에서 하는 자치행정이기에 교육을 별도로 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본다. 그러다 보니 요즘에 문제가 많이 생긴다. 예컨대 서남부권 학교부지 미확보, 이중적인 행정 등 여러 가지 낭비요소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므로 러닝메이트는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정당에 휘둘리게 되고, 정당인이 당선될 수 밖에 없다.

이중적, 낭비적 행정이 많기에 그것을 잘 조화시킬 때가 됐다. 우리나라 교육자치는 한국만이 가진 상황이다. 그러니까 교육과정 운영, 정책, 예산 등은 시와 함께 연구해서 함께 논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들어 행정학회에서도 인식이 바뀌고 있다. 외국은 완전하게,  일본은 현지사가 교육수장을 임명한다. 우리가 교육자치와 행정자치를 나눠놓은 것은 민주주의가 발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육은 정치적으로 독립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일설에 의하면 '이명주 후보는 전교조 후보다' 이런 말이 있는데?
"지난 번 6대 교육감 선거에서 마타도어로 활용된 것이다. 전교조 후보라고 하면 무조건 떨어진다. 전교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전교조를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지난 선거에서 전교조 후보라고 상대 후보가 소문 내서 연세드신 분들이 우르르 몰려서 손해를 많이 봤다. 전교조나 교총 모두 법적으로 인정된 단체다. 각각 장단점이 있는 것 아닌가. 그것을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기는 어렵다. 나는 한국교총 임원도 많이 했었다. 지금 한국교총도 잘못된 점이 있고, 또 잘 되는 부분도 있다. 전교조도 많은 어려움이 있기도 했지만, 교육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 근현대사 교과서 논란이 거세다. 교육감이 된다면 단위학교의 교과서 선택에 관여하겠는가?
"교과서 선택은 단위학교 협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정하는 것이다. 교과서는 검정을 잘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해가 안 간다. 검정할 때 문제가 있거나 왜곡된 것이라면 검정을 통과시키지 말든지 하면 되는 것이다. 검정을 철저히 해서 검정에서 통과된다면 문제삼을 것이 없는 일이다."

- '왜 젊은 나이에 교육감에 욕심을 부리냐'는 물음에는 어떻게 답하겠는가?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다. 과거 교육감이 가졌던 권력이나 명예의 향수에 젖어서 교육감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나는 차라리 교육감 제도가 없어져서 학교에 들어가 연구하고 가르치는 게 좋다. 내가 대학에서 가르치는 과목이 교육행정학이다. 교육행정하는 사람이 매일 떠들기만 하면 뭐하나? 주변에서 현실에 참여하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내가 보는 대전 교육의 현실을 볼 때 이건 아니다 하는 게 너무 많다. 그것을 고치고 싶어서, 제대로 바로 잡고 싶어서 출마하는 것이다. 그러한 교육감직에 약간 병이 든 것이다. 중독됐다고 봐도 된다."

- 대전의 교육 인프라 중 강점이 있다면?
"일단 대전지역 교사들의 수준이 높다. 대덕연구단지를 비롯하여 과학교육, 수학 교육 등을 잘 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가진 곳이 바로 대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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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감선거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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