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바닷가앞에 보이는 섬이 차귀도
이현숙
고산에 도착한 것은 점심 시간이 지나서였다. 그곳엔 석양이 아름다운 차귀도라는 섬이 바로 앞에 있다. 그 섬에도 들어가고 싶었지만 욕심이다. 기간을 고무줄처럼 주욱 늘려서 사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아쉬움만 크다. 그곳은 <이어도>라는 영화 촬영지라 제법 사람들로 붐볐다.
해안가에는 상가가 형성돼 있었는데 그 앞에는 한치를 구워파는 포장마차도 늘어서 있었다. 차귀도에 들어가고 싶어, 어떻게 들어가냐고 물으니 어선을 빌려 타고 건너가야 한단다. 낚시꾼들이 많이 들어간다는데, 아마도 그런 방법으로 가는가 보다. 하지만 그 방법도 우리는 곤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점심 때가 지나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이제 진짜 모슬포항으로 달린다. 모슬포항에 도착하니 3시 40분. 부랴부랴 여객선 매표소를 찾아들어갔다. 마지막 4시 배가 있단다. 성수기가 아니니 일찍 끊어지는 모양이다. 마라도는 배가 들어가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1시간 후에 다시 가서 승객들을 싣고 나와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4시 배로 들어가면 5시 20분쯤에는 배가 우리를 데리러 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