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늦은 저녁 7시30분 경남통영 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경남 춤의 다섯 명의 큰 명인이자 이 시대 예술계 장인들이 춤판을 벌인다.
주인공들은 김홍종(중요무형문화재 제6호 통영오광대보존회 회장), 이윤석(중요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 예능보유자), 김덕명(경남무형문화재 3호 한량무 예능보유자), 하용부(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 김선옥(중요무형문화재 제11-가호 진주. 삼천포농악 예능보유자)이다. 이들은 지난 10월 람사르 총회 당시 마산MBC주최 인간문화재 명무전에서 한 무대에 섰다. 이번 공연의 연출가 김홍종(중요무형문화재 제6호 통영오광대보존회 회장)은 얼마 전 람사르 총회 명무전에서도 연출가로 활약한 바 있다.
이 작품을 연출하는 김홍종 선생은 통영 앞바다가 내려 보이는 통영오광대 전수관을 지키며 살아왔고 지금은 보존회장이다. 젊어서는 통영예능보존협회 상임이사를 맡아 통영의 온갖 전통예술을 복원해 온 그이기에 누구보다도 이러한 판을 만들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몇 달 전 모시던 통영오광대의 이기숙 선생님이 타계하셨고, 이제 통영 예술계의 명인들이 하나 둘 타계하시면서 그의 나이 육십을 훌쩍 넘어 통영 전통예술이 그의 어께에 와있기에 회환에 젖을 만도 하다.
김홍종 선생은 통영오광대의 회장이자 춤꾼이지만 연출가로도 통한다. 주로 본인을 포장하기보다는 다른 분들을 내세워 무대에 올리고 박수를 받게끔 하는 일을 하다 보니 춤꾼이라기보다는 연출가로 더 통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는 통영 문둥북 춤의 대가이며, 춤을 출 때의 카리스마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이윤석 선생은 고성오광대 회장으로 덧뵈기춤이 일품이다. 덧뵈기춤이란 원래 경상도 남자들이 마당에서 추는 활달한 춤을 뜻한다. 하지만 이윤석 선생의 춤은 활달함속에 절제와 겸손이 공존한다고 한다.
김선옥 선생은 현재 진주·삼천포농악의 예능보유자이다. 젊은 시절 김선옥 선생의 소고놀이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라는 평이 있을 정도의 명인이다. 그의 소고 기량은 아직도 식지 않았다 불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채상 소고춤을 선보인다 한다.
하용부 선생의 밀양북춤은 밀양백중놀이에 연행되어지는 밀양북춤을 선보인다. 하용부 선생은 故 하보경 선생께 북춤과 양반춤, 범부 춤을 5세부터 배워 일찍이 예능보유자에 올라 춤꾼반열에 올라섰다고 한다. 또한 그의 밀양북춤에는 활달함과 절제가 잘 조화된 것으로 유명하다.
김덕명 선생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선생이자 대표춤꾼으로 불린다. 아흔에 가까운 김덕명 선생은 지인들이 시간이 흘러 떠나가는 나이에도 홀로 이 판을 지키는 이 시대의 장인과도 같은 존재라 한다. 외래문화에 전통이 밀려선 안 된다 하시며 공연 요청에는 "몸이 허락한다면 함 해봄세"라고 하시는 장인이라 한다. 김덕명 선생은 이번 공연에서 세심함과 단아함, 그리고 곧은 기품이 돋보이는 호걸양반 춤을 선보인다 한다.
이번 공연 이름은 무림평정 (舞林評定)이라 했다. 왜 하필 이번공연 이름을 무림평정이라 했을까? 연출가인 김홍종 선생의 말을 빌리면 '춤추는 판을 평정한다'라는 제 잘난 멋의 과시가 아니고, "한 가지 분야에서 올 곧게 열심히 정도를 지키며 살다보면 누구나가 존경을 받아야 하는 세상을 전통예술계가 앞서 전달하고 또한 심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한다.
인생의 수십 년을 판위에서 그리고 길 위에서 서민들과 호흡해 온 이 다섯 명의 큰 춤판을 말하고 싶었던 듯하다. 이번 공연은 멋과 해학으로 가득찬 토속적인 춤들이 보시는 여러분들의 신명을 이끌어 내어 그 신명이 쪽빛과 함께 영원히 푸를 것이다. 이번 공연이후 이분들이 다시 모여 판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기에 이번 연말 통영시민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한자리에서 경남을 대표하며 한국 전통문화계 진정한 광대이자 전통 무용계의 큰 틀을 감상할 좋은 기회이기에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으로의 초대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벌써 설레게 한다.
2008.11.28 20:58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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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 장인들이 나섰다 이름하여 '무림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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