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와 R=VD

[칼럼] 정용식(중앙교육개발원 원장)

등록 2008.12.01 15:01수정 2008.12.0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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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출이 30% 이상 떨어졌다는 어느 약사님의 우려의 소리를 들었다. 웬 약국 매출이 그리 떨어졌을까 라는 의구심에 반문해 보았는데 병원 환자수가 20~30% 떨어지고 영양제 등을 먹는 소비자들이 감소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란다.

그래서 그분도 최근엔 관계하는 모임들에서 후원금을 내야 하는 자리는 아예 피한다고 한다.

한쪽이 궁하니 이쪽이 어렵고, 저쪽까지도 어렵게 되는 악순환 형상이다. 지금 우리나라 현실이다. 모든 것들이 묶이고 있는 듯하다. 은행들도 돈을 꽁꽁 묶어 버렸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업체들은 신규대출은 염두도 못 내고 대출연장건도 상환 압박을 받는 형국이다.

일부에선 식량사재기까지 한다는 흉문까지도 그럴 듯 포장되어 나돈다. 남북관계니, 요지경 정치판이니, 요동치는 주식, 환율 시장 등에만 울분을 토할 일이 아니다. 그냥 우리 생활 주변이 흉흉스럽게 바뀌고 있다.

싸늘한 초겨울 찬바람이 그 느낌을 더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도 골프장은 문전성시요 만원사례라고 한다. 긍정적인 현상인지, 부정적인 현상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로마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가 인터넷상 경제대통령으로 떠오르고 정부는 이를 추적하느라 야단법석이라고 한다. 세계 금융위기 예견과 한국경제 진단, 시시각각 부딪히는 경제현안들에 대해 현 정부와 상반되는 분석과 통찰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의 글마다 10만명 이상이 읽으면서 ‘미네르바 효과’라는 말이 나오고 정부이야기보다 훨씬 신뢰도가 높다하니 가희 경제대통령이라 할만하다. 이러한 부문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하는 정부당국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나는 미네르바의 경제 진단의 옳고 그름에 대해 별 관심은 없다. 아니 그의 분석과 전망들이 모두 옳고 한국경제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하여도 요즘 같은 힘든 시기에 부정적 전망만이 확산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가 없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힘이 되는 이야기와 제스처를 취하려고들 한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힘들고 일도 안 되어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데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자기 체면이다.


달리 보면 타인의 기대와 관심을 높여 결과가 좋아지게 하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기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정확한 진단도 필요하고 그에 따른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촉구도 좋다. 그러나 지금 서민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어려움을 헤쳐 나갈 자신감을 회복하고 열의를 모아내기위한 국민적 지혜가 더 필요한 듯하다.

최근 재미있는 도식 하나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R=VD(Realization = Vivid +Dream) 생생하게 꿈꾸면 이뤄진다는 것이다. 지금 힘든 시기 우리는 어떤 꿈을 꿔 갈 것인가?

힘들수록 비관적인 꿈, 대박을 노리는 꿈보다 희망적인 꿈을 꾸고 역동적으로 어려움을 타개해 나갔으면 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통령이 국민의 기를 살려내기 위한 여러 긍정적인 제스처들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통령의 긍정적인 신호와 제스처가 국민들에게 먹혀들지 않으니 답답하다.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 정책 담당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모든 것이 불신으로만 비춰지고 있으니 말이다. 국민들의 기 살리기가 필요한 시점인데 모든 행동의 출발이 신뢰가 바탕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시민의소리> '경제칼럼'에도 실려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시민의소리> '경제칼럼'에도 실려 있습니다.
#미네르바 #시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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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소리>는 광주전남권을 대상으로 발간되는 주간신문으로 2001년 2월 창간된 대안언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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