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무심히 지나쳤던 글 앞에 다시 머물다

등록 2008.12.03 10:06수정 2008.12.0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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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안에 들어와 있는 마을버스 표지판
공원안에 들어와 있는 마을버스 표지판한미숙
공원안에 들어와 있는 마을버스 표지판 ⓒ 한미숙

 

‘버스 정거장이 공원이었구나.’

 

마을버스를 타려고 정거장을 찾다보니 공원 안에 버스표지판이 서 있었다. 버스를 타려고 서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5분마다 한대씩 지나가는 마을버스가 오려면 꽤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공원 밖 길가에선 푸성귀나 과일을 팔고 있는 아주머니들이 비닐을 둘러치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한데에서 그나마 비닐이 바람막이었다.

바람소리에 섞여 어디선가 은은한 명상음악이 들릴 듯 말 듯하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공원 바로 옆 건물이 원불교 유성교구당이다.

 

 '열매'는 무엇일까요?
'열매'는 무엇일까요?한미숙
'열매'는 무엇일까요? ⓒ 한미숙

 

 원망보다 감사를 더 크게 보면 되겠지요.
원망보다 감사를 더 크게 보면 되겠지요.한미숙
원망보다 감사를 더 크게 보면 되겠지요. ⓒ 한미숙

 

 각박한 세상, 옛날엔 그렇지 않았을까요?
각박한 세상, 옛날엔 그렇지 않았을까요?한미숙
각박한 세상, 옛날엔 그렇지 않았을까요? ⓒ 한미숙

 

 외로우신가요? 부자시군요!
외로우신가요? 부자시군요!한미숙
외로우신가요? 부자시군요! ⓒ 한미숙

 

 억울함을 당할 때 때로는 위로가 되는 말이 되지요.
억울함을 당할 때 때로는 위로가 되는 말이 되지요. 한미숙
억울함을 당할 때 때로는 위로가 되는 말이 되지요. ⓒ 한미숙

 

 정말 그럴까요?
정말 그럴까요? 한미숙
정말 그럴까요? ⓒ 한미숙

 

 져 주는 일이 쉽지 않지만 이기는 것도 어렵습니다.
져 주는 일이 쉽지 않지만 이기는 것도 어렵습니다.한미숙
져 주는 일이 쉽지 않지만 이기는 것도 어렵습니다. ⓒ 한미숙

 

 '부윤옥 덕윤신'
'부윤옥 덕윤신'한미숙
'부윤옥 덕윤신' ⓒ 한미숙

 

가지를 드러낸 공원의 겨울나무는 글 한줄 씩을 목걸이처럼 걸고 서 있다. 그러고 보니 이 길목은 방송대 대전 학습관으로 가는 길이어서 예전에 자주 걸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5, 6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그대로 있는 올망졸망한 분식집들. 학우들과 스터디로 모여 때마다 밥을 먹고 아마도 몇 번 쯤은 이 공원에서 자판기커피로 분위기를 잡았을 것이다. 그때 같이 있던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아무도 없는 공원 긴의자가 썰렁해요. 봄은 아직 멀었죠?
아무도 없는 공원 긴의자가 썰렁해요. 봄은 아직 멀었죠?한미숙
아무도 없는 공원 긴의자가 썰렁해요. 봄은 아직 멀었죠? ⓒ 한미숙

 

그때는 별 관심 없이 지나쳤던 한줄 글들이 오늘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한 해가 더하고 나이 들어가면서 느끼는 것도 다르기 때문이리라. 마을버스가 올 즈음에 사람들이 한 둘씩 공원으로 모여들었다. 잠깐이었지만 소란스러웠던 마음 한 자락이 조용해졌다.

덧붙이는 글 | sbs u포터에 송고

2008.12.03 10:06ⓒ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sbs u포터에 송고
#마을버스 #버스정거장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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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가면을 줘보게, 그럼 진실을 말하게 될 테니까. 오스카와일드<거짓의 쇠락>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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