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희망연대 회원들과 환경미화원들이 부도덕한 기업이 재활용 선별장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규제해 달라고 안양시에 요구했다. 이들은 11일 오전11시에 안양시청 1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혈세 낭비하는 부도덕한 기업인 A개발 입찰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무호 안양희망연대 대표는 "감사에서 청소 용역비가 부당 과다 지급됐다는 지적을 받았고 담당 공무원들이 징계까지 받았다"며 "이 문제와 직접 관련이 있는 업체가 다시 입찰에 참여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송영주 경기도의원(민주노동당)도 참여했다. 송 의원은 "작년에도 청소사업소 문제로 시장과 면담을 했고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게 지도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는데 다시 이런 문제가 터져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또, "이 문제는 해당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하게 하지 못한 안양시에 책임이 있다"고 질타했다.
안양시 환경 수도 사업소는 지난 12월1일 '재활용 선별장 운영 대행 용역'을 공개경쟁 입찰했다. 입찰 공고가 나감과 동시에 환경미화원들은 안양시 청소 사업 위탁업체인 A개발이 입찰을 하려 한다며 이를 안양시가 규제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A개발은 지난 5년간 안양시 박달동에 있는 선별장을 위탁 관리해온 회사다.
위탁비용도 부당 지급, 회계처리도 부적정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해 '입찰규제'를 요구하고 나서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졸지에 일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A개발 '입찰규제'를 요구하고 나선 환경 미화원 중, 상당수가 A개발 직원이다.
이 문제에 대해 A 개발 직원에게 "낙찰업체가 고용승계 하지 않으면 직업을 잃을 수도 있는데 어째서 입찰규제를 요구하느냐?"고 질문하자 "그것은 2차적인 문제다. 일단 잘못은 지적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고용승계 문제는 이 문제 해결한 이후, 차후 풀어갈 문제다"라고 말했다.
환경미화원들 주장에 따르면, 안양시 청소사업소는 지난 7월15일 위탁비용을 부당하게 지급했고 회계처리도 부적정했다고 경기도 감사에서 지적받았다.
경기도 감사관은 부적정한 위·수탁 협약 체결로 안양시가 선별장을 위탁대행하고 있는 A사에 지난 3년간 총 5억7722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위탁운영 대행료 산정을 원가방식이 아닌 인구 등록수와 고시단가로 산정함으로써 위탁비용을 과하게 지급했다는 이유였다.
재활용 판매대금 회계처리가 부적정했다는 것도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기준 규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쓰레기 재활용품을 수거하여 판매한 수입은 수수료 수입으로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안양시는 판매대금 전액을 업체 수입으로 하여 예산을 편성했다.
또, 지난 5년간 선별장을 위탁대행해온 A사가 선별된 재활용 제품 판매대금을 세무서 신고금액과 다르게 안양시에 보고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A사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재활용 판매대금을 세무서에는 28억 207만원이라 신고했고 안양시에는 25억49205천원이라 신고했다. 2억52865천원을 덜 신고했다고 감사결과에 나와있다.
경기도는 이를 지적, 공무원들에게 지도 감독을 게을리 한 책임을 물어 담당 공무원 4명에게 '훈계' 조치 내릴 것을 안양시에 요구했다. 또, 재활용 선별장 재활용품 판매대금은 시 세외수입으로 하고 대행료 산정 방식은 현행 방식으로는 원가 산정이 불가함으로 위·수탁 협약서 등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환경 미화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 밖에도 공공복지 사업인 청소 사업을 민간위탁하지 말고 안양시에서 직영할 것과 감사결과에 근거하여 부당하게 지급된 5억7천722만원을 환수할 것을 요구했다.
안양시 "공개경쟁 입찰에서 특정 업체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
이 문제에 대해 안양시 청소사업소 재활용 김 모 팀장은 "대행료가 과다 지급된 것은 감사관이 협약서 내용을 오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운영비 지급한 것을 부당 지급으로 오인했다는 것. 이 문제는 감사관도 추후 인정했고 때문에 환불조치도 없었다고 한다.
또, A개발이 재활용품 판매 금액을 세무서와 안양시에 다르게 신고한 것은 부가세를 누락시킨 것일 뿐 허위 신고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경기도에서 시정하라고 요구한 위·수탁 협약서 등을 개정했고 재활용품 판매 수입도 시외 세수입으로 전환했다고 김 팀장은 전한다.
재활용 선별장 공개입찰 서류접수는 지난12월1일 시작됐고 오는 17일이면 마감된다. 선정업체 발표는 12월 말경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김 팀장은 노동자들과 시민단체가 요구한 A사 입찰을 규제하는 일은 공개경쟁입찰규정에 없는 일이기에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팀장과 인터뷰는 기자회견이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 9일에 했다. 환경미화원들은 9일,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008.12.11 17:54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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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환경미화원들 "우리 회사 입찰 거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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