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 교사의 청운초등학교 동료교사들이 부당한 징계에 대해 반대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유성호
피켓과 현수막에 새겨진 글자는 각각 달랐지만 내용과 맥락은 동일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의 교사 7인 중징계의 부당함을 알리고, 청운초교 6학년 4반 담임 김윤주 교사 구명을 위해 나선 것이다. 김 교사는 지난 10월, 학부모들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알려줬다는 이유로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직장으로 나서는 어른들은 물론이고, 종종 걸음으로 학교 안으로 향하는 아이들도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거리로 나선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어린 학생들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 학생들은 이것저것 묻지 않고 피켓을 들고 선 선생님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고, 교사들은 그런 학생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이날 가장 눈에 띈 건 바로 해임된 담임교사를 위해 나선 10여 명의 6학년 4반 학생들. 선생님이 해임됐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들끼리 회의를 했다고 한다. 의견 일치는 금방 이뤄졌다. 13살 아이들은 해임이 부당하다는 걸 금방 알아챘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뜻을 담은 피켓을 만들어 거리에 섰다.
한 학생의 피켓에는 "6학년 4반 쌤(선생님)이랑만 공부 할래요", 다른 학생의 피켓에는 "허락받고 파란 하늘을 본 게 죄인가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이 적어온 내용을 그대로 한 번 보자.
학생 "배운대로 했는데, 정부는 개념 상실?""6학년 4반, 정의로운 일을 했다.""우리나라는 민주주의. 배운 그대로 했을 뿐인데.""정부는 개념 상실? 무대포 정신은 세계 최고.""전교조 선생님들이 그렇게 못마땅 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