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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선물은 어떤 선물일까요? 손에 쥐고 싶은 명품 혹은 값비싼 외제 자동차일까요. 누구나 부러워할 선물인 것은 틀림없지만 영원한 선물은 아닙니다. 어떤 명품과 외제차동차도 시간이 지나면 낡게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서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멋진 선물은 바로 생명을 나누는 '헌혈'입니다.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경제 한파로 인해 매우 싸늘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올해는 캐럴 듣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그런 가운데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한 정부부처가 있는데, 바로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입니다.
복지부는 지난 12월 23부터 24일까지 이틀에 걸쳐 계동 정부청사(현대사옥)에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기는 2008 사랑의 헌혈행사를 실시했습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 사랑의 헌혈행사입니다.
23일 첫날에는 대한적십자사, 24일 두 번째 날은 민간혈액원인 한마음혈액원이 행사를 지원했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된 헌혈행사에는 복지부 공무원들과 인근 헌법재판소, 종로경찰서 및 현대사옥에 입주한 일반기업 직원들이 나눔과 사랑으로 동참했습니다.
이 경제 한파에서 얼마나 동참할까?
사랑의 헌혈행사를 준비하면서 염려가 컸습니다. 경제 한파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에서 과연 얼마나 헌혈에 참여할 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첫날 이른 시간부터 헌혈자들이 몰려왔습니다. 어려울수록 더욱 힘을 모으는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을 보는 것 같아 정말 기뻤습니다.
특히 둘째 날, 한마음혈액원 헌혈 홍보대사인 개그맨 한현민·이재형·이규태·정진욱 등이 헌혈 캠페인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더욱 활기찼습니다. 현재 TV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발산역 3번 출구'라는 코너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들은 헌혈 동참을 호소하기 위해 복지부 각 사무실을 순회했고, 젊은 공무원들은 탄성과 박수로 이들을 환영했습니다.
이들 개그맨들은 헌혈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공무원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TV에서만 보던 개그맨들의 생생한 재치 있는 입담과 몸짓에 공무원들은 몹시 즐거워했습니다.
개그맨 한현민씨가 알뜰주부 정세영(32·의약품정책과)씨에게 "연말을 맞아 헌혈할 의향이 있으신지요?"하고 묻자 "물론 헌혈을 하겠다"면서 "헌혈 기념품을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개그맨 정진욱씨는 젊은 여성 공무원에게 "헌혈을 자주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하고 물었습니다. 이에 박주연(28·식품정책과)씨는 "주변에서 몸이 너무 약하다며 헌혈을 만류해서…"라고 말끝을 흐렸지만 "이번엔 한번 시도해 보겠다"고 도전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자 정진욱씨가 "헌혈하고 천국 갑시다. 믿습니까" 하고 소리치자, 모두 웃음을 터트리며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이들은 헌혈 장소에서도 헌혈자들을 격려하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부적격 사유 없이 헌혈했으니 건강 확인한 셈"
헌혈에 성공한 현대경제연구원 컨설팅 강훈(32) 연구원은 "부적격 사유 없이 헌혈했으니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라며 뿌듯해 했습니다. 이틀간에 펼쳐진 헌혈캠페인에는 모두 1200여명이 참여했지만 397명만이 헌혈에 합격했습니다.
이날 행사장에는 생명나무라고 이름 붙인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졌는데, 이 생명나무에는 헌혈자들의 이름이 영원한 선물로 걸렸습니다. 붉은 하트에 적힌 이들의 이름은 수많은 생명을 살린, 아주 아름답고 고귀한 이름들이었습니다.
겨울철은 학생들의 방학과 연말의 어수선한 분위기 등으로 헌혈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헌혈 수급에 빨간불이 켜지는 비상시기입니다. 이 어려운 때에 생명의 위협을 받는 국민들을 위해 공무원들이 헌혈에 나섰으니 공복의 본보기라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헌혈에 동참한 복지부 공무원들은 "생명과 사랑을 나누는 헌혈에 동참하게 되어 몹시 기쁘다"면서 "헌혈인구의 저변확대와 등록헌혈자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최승주 기자는 한마음혈액원 홍보관리 국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2008.12.26 17:11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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