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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까지만 해도 경제위기설에 대해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대한민국 경제팀장 강만수는 9월위기설이 없다고 강짜를 부리더니 10월위기가 닥쳐 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만은 막겠다는 게 국정목표가 되어 버렸다.
기뻐야 할 성탄절이 지방 어느 저축은행에게는 절망의 성탄절이 되고 말았다. 성탄절 다음날인 26일에 영업정지라는 예비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이다. 이 시점에서 펀드가입의 부당성이라든가 자본가의 모럴해저드에 대해 논하는 것은 이미 적정성을 잃어버렸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는가?"일 것이다.
첫번째. 부동산과 금융자산
살고 있는 집은 그냥 두는게 좋겠다. 너도 나도 팔겠다고 내놔봤자 팔리지도 않을 뿐더러 가격만 하락시키는 효과를 부른다. 살고 있는 집 외에 투기용으로 가지고 있는 집은 되도록 처분하는 것이 손해를 덜 보는 지름길이다. 전세입자가 있다면 적정가격에 매입을 권유해보고 비슷한 가격에 여러 부동산에 내놓는 것이 방법일 것이다.
금융자산의 경우 투기성자산인 채권형·주식형 펀드는 빠른 시일내에 환매를 권한다. 만약 아깝다고 여기면 그냥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어차피 화폐로 지니고 있어도 환율변동으로 구매력은 평가절하될 것이니 마음 편한대로 하시라. 단, 지금이 바닥이라고 판단해서 물타기를 하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 지난번 진바닥이 고점 대비 1/4토막인 280포인트였다면 이번 파동의 진바닥은 500-600선이다.
보험상품의 경우 되도록이면 보장성은 남겨두고 저축성은 환매를 권한다. 대한민국 보험회사는 은행보다도 취약하다. 일례로 2-3년전 아파트 부녀회마다 돌아다니면서 시세대비 90퍼센트로 아파트담보대출해준 곳이 어딘지를 생각해보시라.
두번째. 직장생활
대기업을 다닌다면 앞으로 기절할 정도로 월급을 깎자고 달려들지도 모르겠다. 최근 5년간 기록적으로 올랐으니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라고 본다. 이번 불황은 미국이 멀쩡한데 아시아 이머징마켓을 길들였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그때는 하위직 또는 생산직의 희생으로 어찌저찌 무마됐지만 이번에는 미국이라는 본사가 망하게 생겼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 희생양 삼으려고 하지 말고 월급 깎자고 하면 그냥 깎이는 것도 생존방식이다.
중소기업을 다닌다면 아마도 경영진이 무모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대기업은 위기관리능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 차라리 직원들이 경영진을 위로하고 토닥거리면서 앞길을 헤쳐가는 것도 방법이다. 협조하자는데도 무모하게 나온다면 그 회사는 버리는 것이 좋다.
자영업을 한다면 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임대료 또는 직원 월급에 대해 집주인 또는 직원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지금은 생존이 문제지 누가 주인인지가 누가 세입자인지 또는 누가 월급을 주는 사람인지 받는 사람인지가 중요한 때가 아니다.
세번째. 가정생활
맞벌이를 한다면 누가 그만둘건지를 미리 상의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어느 사회나 위기가 닥치면 여자에게 그만두라고 하거나 맞벌이를 하는 사람을 1순위로 두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해당된다면 다가올 충격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혼자 번다면 긴축재정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 위기관리매뉴얼은 군대나 기업만 짜는 것이 아니다. 가족구성원들에게 현실을 알리고 각종 공과금 및 불요불급한 에너지 등을 아끼는 계획을 짜야 한다. 가족이 4명만 돼도 계획만 잘짜면 통신비와 전기료 등에서 최소한 평균 월 10만원 이상 짜낼 수 있다.
가족이 없다면 친구를 사귀는 게 좋겠다. 아님 친했던 친구를 다시 만나는 걸 권유한다. 집을 합쳐서 주거비를 아낄 수도 있고 밖에서 소비하는 외식비를 절약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힘들 때는 친구가 제일이다.
네번째. 가족관계
경제가 힘들어지면 가장 먼저 파탄나는 것이 가족관계다. 특히 오래 산 사람들은 경험상 어려움을 헤쳐나갈 지혜가 있기 마련이다. 부모에게 알려라. 자신의 상황을. 그리고 이해를 구하고 그 다음에 지혜를 구하라.
자녀들은 어쨌든 미래의 희망이다. 먹고 살기 어렵다고 자녀들과 헤어질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동반자살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산과 부채 그리고 거기에 자녀를 대입시켰을 때 그래도 마이너스인가?
배우자는 아마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투자가 들어간 항목일 것이다. 아마도 평균 수천만 원 이상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배우자를 욕하고 미워한다고 해서 위기가 해결이 되나? 절대 아니다. 오히려 사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라. 그러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하진 못하겠다. 싸우는 거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다섯번째. 문제는 마음이야
우리는 지금까지 모든 것을 상품과 가치로 평가하는 자본적 습성으로 살아왔다. 점심은 5천원 저녁은 1만원, 애들은 월 50만원, 부모는 월 30만원. 오늘 당신에게 일용할 양식을 허락하신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그것을 차려주는 식당사장·아주머니에게 감사를 할 것이며 당신의 배우자와 자녀 그리고 부모의 존재를 어떤 부담이나 어떤 가치로 계산하지 말 것이며 당신의 존재의 이유가 먼저 그들에게 있음을 감사하라.
옥션에서 몇천원이면 살 수 있는 각종 의류는 자연을 변형시킨 인간노동의 산물로서 그 가격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위해 희생된 자연과 인간의 노고를 생각하는 마음을 갖는다. 그럴때 타인도 당신의 사회생활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지난 10년간 우리가 얻은 것은 자동차, 아파트, 화려한 옷과 음식들이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그것들이 자연을 훼손시켜 만든 고귀한 존재이며 그것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노동자들의 마음이다. 이제 그것을 생각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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