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위 굴뚝 농성 4일째...체감온도 영하 20도

굴뚝 농성 4일차 아침 현장 방문

등록 2008.12.27 15:06수정 2008.12.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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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저녁 촛불 집회 지난 26일 촛불집회를 열고 굴뚝 농성단을 응원 했다고 합니다. 촛불을 하트 모양으로 배열해 놓고 "힘내세요"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지난 26일 저녁 촛불 집회지난 26일 촛불집회를 열고 굴뚝 농성단을 응원 했다고 합니다. 촛불을 하트 모양으로 배열해 놓고 "힘내세요"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울산노동뉴스제공
▲ 지난 26일 저녁 촛불 집회 지난 26일 촛불집회를 열고 굴뚝 농성단을 응원 했다고 합니다. 촛불을 하트 모양으로 배열해 놓고 "힘내세요"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 울산노동뉴스제공

지난 12월 24일(수) 오전 6시경 두 명의 노동자가 어둠을 뚫고 현대미포조선 옆 현대중공업 한 소각장 굴뚝 사다리를 타고 꼭대기에 올랐습니다. 100미터나 되는 높은 소각장 굴뚝이었습니다. 27일(토) 굴뚝 농성 4일차를 맞고 있습니다.

 

필자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25일 아침 야간 작업을 마치고 퇴근하면서 잠시 들렀을 때 경찰 협조로 물과 방한복 등 생필품을 갖고 올라갈 수 있도록 했었는데 중공업 경비대가 가로막아 전달하지 못했었습니다.

 

오늘(27일) 아침 야간조 근무를 마친 뒤, 사내버스를 타고 농성 현장을 다시 찾아 보았습니다. 오전 8시 30분 추위가 살을 에일 정도로 강한 가운데 사람들은 큰 깡통 안에다 불을 지펴 몸을 녹이고 있었습니다. 경찰 차량 2대가 길 건너편에 대기 중이었고 담장 안에서는 중공업 경비 6명이 여기저기 서성거리고 있었습니다. 현대미포조선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 대책위 분들은 7명 정도 불 앞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동안 진행 상황이 궁금해서 왔습니다."

 

민주노총 조직국장으로 있는 이동익 상황실장에게 그동안 진행 상황에 대해 물어 보았습니다.

 

"25일 오전 8시 40분 경부터 12시까지 중공업 경비대에 출입 허가를 요청했으나 중공업 소유로 출입을 거부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그 날은 그렇게 하루가 지났습니다. 26일도 오전부터 출입 요청을 했으나 출입을 못하게 가로막아 먹거리와 방한복 등 물품을 올려 보내지 못했습니다. 오후 2시에 대책위와 시민단체 등이 모여 기자 회견을 했습니다. 인도적 차원에서 음식물을 올려 보내야 한다는게 주 내용이었습니다. 기자회견후 오후 3시 30분 경 물 4통과 무전기, 방한복 2벌 등을 짊어지고 올라가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6일 오후 2시 기자회견 울산지역 시민단체 기자회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음식물 반입거부에 대한 인도적 차원서 올려 보내 주어야 한다고 주장 했다고 합니다.
지난 26일 오후 2시 기자회견울산지역 시민단체 기자회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음식물 반입거부에 대한 인도적 차원서 올려 보내 주어야 한다고 주장 했다고 합니다.울산노동뉴스제공
▲ 지난 26일 오후 2시 기자회견 울산지역 시민단체 기자회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음식물 반입거부에 대한 인도적 차원서 올려 보내 주어야 한다고 주장 했다고 합니다. ⓒ 울산노동뉴스제공

 

"여전히 음식물 공급은 못했나요?"

 

"네, 중공업 경비대 측에서 음식물 반입을 철저히 봉쇄했습니다. 벌써 3일째나 아무것도 못먹고 굶고 있는데 인간적으로 너무 하는 게 아닌지 참 기가 막혔습니다. 저녁 무렵 대책위는 다시 중공업 경비대랑 실랑이를 벌였고 그제서야 음식물 반입을 허용해주었습니다. 저녁 7시경이 되어서야 초코파이 등 간단한 음식물을 준비해서 올려 보낼 수 있었습니다. 30여미터 밧줄을 내려 묶어 올려 보내는데 올릴 힘이 없는지 조금씩 조금씩 끌어 올리더군요.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제 밤 날씨가 영하 6도였다고 합니다. 100미터 굴뚝은 영하 15도 정도 되었을 거라고 합니다. 체감 온도를 감안하면 영하 20도 정도 되는 추위 속에서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고공 시위후 중공업 소각장은 전면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고 미포조선 사측은 협상을 완강히 거부 중이라고 합니다.

 

"이것 좀 영도형에게 전해 주세요."

 

이동익 상황실장에게 지난 25일 <오마이뉴스>에 실린 '성탄절, 그 형은 왜 굴뚝에 올라 갔을까' 기사를 복사해서 가져온 것을 주었습니다. 이동익 상황실장은 알겠다면서 품속 주머니에 복사지를 접어 넣었습니다. 기사를 전해준 뒤 필자는 현장을 떴습니다.

 

집으로 향하는 등 뒤가 오늘 따라 왜 이리 시린지요.

2008.12.27 15:06ⓒ 2008 OhmyNews
#미포조선 #민주노총 #잉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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