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스파이더맨이다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가면은 스파이더맨
김문숙
12시 전에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와서 준비한 인형을 태울 준비를 한다. 땡땡땡! 폭죽과 성당의 종소리가 울리면서 서로 얼싸안고 새해를 맞이하는 동시에 인형에 불을 붙인다. 이 집 저 집에서 인형에 불을 붙이기 때문에 땅에서는 온 사방이 불꽃이고 하늘에는 폭죽이 터지고 불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다. 게다가 멀리 보이는 화산까지 으르렁 소리를 내니, 묘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무섭기도 하다. 인형에 불이 조금 붙으니 불 위로 뛰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이 이들의 새해의 풍습이란다. 그러니까 조심스럽게 불이 옷에 닿지 않도록 펄썩 뛰는 것이다. 뛰는 것은 모든 고난과 어려움을 딛고 팔짝팔짝 뛰듯이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라고 한다.
참 이상한 것은 이렇게 뛰는 것이 이들의 관습이라고 하는데 어느 누구도 먼저 뛰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잘못 뛰다가 불에 옷이 붙을 수도 있고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꾸 옆 사람에게 먼저 뛰라고 권한다. 호스텔 주인은 관광객이 먼저 뛰면 호스텔에 행운이 온다며 우리더러 먼저 불 위를 뛰라고 한다. 뛰는 것에 뒤지지 않는 나! 새해부터 다가오는 일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앞장서서 불 위로 하늘을 나르듯이 뛰었더니 마르시아 아줌마가 용기가 났는지 함께 뛰자고 한다. 함께 뛰고 또 다른 사람들과 뛰고. 뛰면서 나는 한 해가 되지않을까 싶다. 자전거로는 날지 말아야 하는데….
꼬꼬댁에 환장한 남미 사람들 "영양실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
많은 사람들이 남미, 하면 '아! 못사는 곳, 개발 도상 국, 정치적으로 항상 불안한 곳 아마도 그러니까 먹는 것도 엉망일 거야'라고 생각할 것 같다. 나 또한 남미를 여행하기 전에 그런 생각을 했었고 98년 여행처럼 볶은 국수만먹다가 남편의 체중이 15kg줄게 되면 어떻게 하지 염려하기도 했다.
전쟁의 아픔과 배고픈 시절이 있었기에 아마도 우리의 인사가 "밥 먹었어요?"이고 '우리처럼 식사 때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싶었 건만 남미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남미 사람은 한국사람 저리 가라다. 먹는 즐거움이 없으면 세상 사는 재미가 없을 정도로 이네들은 먹는 것을 엄청 중요시하고 잘 먹고 잘 노는 민족이다.
아르헨티나(소고기를 많이 먹음)를 제외한 다른 남미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것이 닭일 것이다. 뽀요 아사도(닭 바비큐), 뽀요 프리타(닭 튀김)가 없으면 70% 이상의 사람들이 굶어 죽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이네들은 닭을 선호한다. 사실 제일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닭 요리 하는 식당이고 그리고 가장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닭 요리인 듯하다. 가격은 지역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에콰도르의 경우 닭 한 마리는 9달러, 반 마리 5달러 정도 한다.
닭 요리를 시키면 전식으로 닭국이 나오는데 닭간과 똥집을 넣어서 끓인 것이다. 메인으로는 닭과 샐러드, 감자 튀김 또는 밥을 준다. 자전거를 종일 타다 보면 점심은 길에서 대충 간식으로 해결할 때가 많고 저녁에 맥주 한 잔과 이들의 닭 요리를 먹는데, 이는 우리 삼겹살을 찌우데 많은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