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되기 전에 정자 하나 만들어?

초보의 스케치업 맛보기

등록 2009.01.06 10:51수정 2009.01.0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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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하면 검색엔진이나 위성사진을 공짜로 보게 할 수 있는 구글어스로 유명한데, 비록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쓸만한 그래픽 프로그램인 <스케치업>이라는 프로그램까지 무료로 제공하니 '착한'기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개념도 사실 오래된 버전의 2D 그래픽프로그램을 다뤄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3D로의 전환이었다. 이렇게 3D로의 전환이 쉬우니 참으로 잘 만든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은 공학도로 제도에 너무 소질이 없어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한다.
개념도사실 오래된 버전의 2D 그래픽프로그램을 다뤄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3D로의 전환이었다. 이렇게 3D로의 전환이 쉬우니 참으로 잘 만든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은 공학도로 제도에 너무 소질이 없어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한다. 이덕은

스케치업이라는 프로그램을 안 지는 불과 한달도 되지 않았다. 목공취미카페인 <우드워커>에 들어가 시골에 작은 거처를 마련한 친구가 필요로 할 것 같은 나무 난로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스케치업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그래픽 프로그램들과 마찬가지로 쓸 줄 모르는 프로그램은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가 될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도 그 프로그램을 쓸 수 있게 만든 사람은 엉뚱하게도 바로 그 친구 때문이었다. 

기둥머리 추녀와 도리 혹은 상인방이 들어갈 부분의 입체도
기둥머리추녀와 도리 혹은 상인방이 들어갈 부분의 입체도 이덕은

난간 선분이 자동으로 원하는 개수만큼 분할이 되어 일일이 길이를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
난간선분이 자동으로 원하는 개수만큼 분할이 되어 일일이 길이를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 이덕은

"정자 만드는데 주춧돌을 얼마 간격으로 놓으면 되니?"라고 묻는 그 친구 말 뒤에 숨은 뜻을 모를 리 없건만 3미터라고 말해놓고 보니 일반적인 정자의 크기는 대개 폭이 4미터가 넘었다. 언제 지을지는 모르지만 이미 주춧돌은 1.5미터 간격으로 밭 전(田)자의 교차점 9개에 놓여졌으니 폭 3미터에 맞는 정자 개념도 하나쯤은 건네주어야만 할 것 같다.

추녀와 서까래의 관계 추녀와 서까래는 경사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두부야 냉장고에서 꺼내 자르면 되지만 프로그램 상에서는 세살박이 젓가락질만도 못하다. 여기에 서까래를 보강해야한다는 동료의 지적이 있었다.
추녀와 서까래의 관계추녀와 서까래는 경사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두부야 냉장고에서 꺼내 자르면 되지만 프로그램 상에서는 세살박이 젓가락질만도 못하다. 여기에 서까래를 보강해야한다는 동료의 지적이 있었다.이덕은

내친 김에 스케치업으로 한번 만들어 줘?

구글 홈페이지에 있는 동영상 튜토리얼을 보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개념도 하나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예상과 실제 사이는 항상 거리가 있는 법이다. 마침 성탄절에 인사동 나갈 길이 있어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얇은 학습서를 구입하니 그야말로 '핵심'교재라 생략이 너무 많다. 이틀 뒤 다시 두툼한 '종합'교재를 하나 사서 이틀정도 따라 해보니 대충 이해가 간다.(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교재는 얇은 것이 효과적이고 질리지 않게 한다는 나름대로의 규칙을 가지고 있다.)

찰주 대들보(사실 대들보라고 할 수도 없지만) 위에서 추녀와 서까래를 받혀주는 기둥 아랫면
찰주대들보(사실 대들보라고 할 수도 없지만) 위에서 추녀와 서까래를 받혀주는 기둥 아랫면 이덕은

방안에서 할아버지 혼자 뭐 재미난 거 하나 궁금해하며 기웃거리는 손주에게 자기 사진 하나씩 프린트해주며 완성한 정자 개념도. 애니메이션으로 상하좌우 원근 돌려가며 보여줄 수도 있으니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예전에 대목공부 같이하던 동료께 보여주니 합판의 성질상 서까래를 좀 더 보강하고 바닥재질에 대한 조언도 해준다.   


추녀 한옥과 마찬가지로 현대식 정자라 해도 명색이 추녀인데 만만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추녀한옥과 마찬가지로 현대식 정자라 해도 명색이 추녀인데 만만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이덕은

그러나 아직도 프로그램 상에서 추녀처럼 xy축에서 회전시키고 z축상에서 회전시킨 각재나 판재를 자르면 한쪽이 잘려나간 텅 빈 종이상자처럼 되는 것은 교재를 하나 하나 풀어나가지 않은 나의 성급함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개념도를 들고 보던 친구는 좀 더 열심히 술을 사주는 것만 같으니 어째 서천 앞 바다에서 나는 싱싱한 회와 술에 혹해 올 여름 되기도 전에 엮길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저의 홈피와 우드워커(목공카페)에 실었더니 서까래와 보를 보강해야 한다는 많은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저 간단히 만드는 정자의 개념도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저의 홈피와 우드워커(목공카페)에 실었더니 서까래와 보를 보강해야 한다는 많은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저 간단히 만드는 정자의 개념도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케치업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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