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림보다도 더 원시림 같은 축령산휴양림. 한번의 심호흡으로 일상의 찌든 때가 날아가는 것만 같다.
이돈삼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반듯하게 줄지어 쭉-쭉- 뻗어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다. 원시림보다도 더 원시림 같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장성 축령산 숲의 풍광이다. 한번의 심호흡으로 일상의 찌든 때가 날아가는 것만 같다. 복잡한 세상사도 저만치 달아난다. 숲길로 한 발짝 들어갈수록 신선이 사는 세계에 들어서는 기분이다.
숲길이 잠깐 이어지다 마는 것도 아니다. 그 길이가 몇 ㎞에 이른다. 나무를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어놓은 길이기에 자동차도 다닐 수 있다. 하지만 걷는 맛이 으뜸이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발품을 팔다보면 온 몸의 긴장이 풀린다.
숲의 편안한 향기가 나에게서 묻어나는 것만 같다. 살균력이 뛰어난 방향성 물질인 피톤치드로 온몸에서 활력이 솟는 것 같다. 마음결까지도 금세 보드라워진다.
피톤치드(Phytoncide)는 나무의 분비물에 다름 아니다. 주위 해충이나 미생물, 다른 식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공기중에 발산하는 천연 항균물질을 일컫는다. 그러나 이 물질이 사람에게 더없이 이롭다. 특히 아토피 같은 각종 피부질환을 억제하는 효과가 강해 대체의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또 숲 속에 넘쳐 흐르는 음이온은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심장과 신경, 근육도 튼튼하게 해준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삼림욕을 할 때 인간의 면역세포인 NK세포(Natural Killer Cell)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NK세포는 암세포 증가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