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V 드라마 'CSI(Crime Scene Investigation)'를 통해 우리 대중에게도 각인된 과학수사. 비록 픽션이긴 하나 미궁을 헤매던 사건이 법의학자와 첨단장비에 의해 해결되는 과정을 거쳐 범인임을 밝혀내는 화면을 보면 "수사는 과학이다"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최근 경기지방경찰청 별관에 과학수사와 범죄현장 감식으로 종합적 수사의 물증을 제공하고 확인시켜줄 한국판 CSI 실험실인 '다기능 현장증거 분석실'과 사이버수사대를 위한 최첨단 장비 시설을 갖춘 '디지털 증거분석실'이 동시에 개소돼 운영에 들어갔다.
경기지방경찰청(청장 김도식)은 "지난 7일 김도식 청장을 비롯 경기청 지휘부 전원과 과학수사 및 사이버수사요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기능 현장증거 분석실'과 '디지털 증거 분석실' 개소식을 갖고 과학경찰 구축을 위한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소한 ‘다기능 현장증거 분석실’은 총 1억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별관 2층에 설치한 310㎡ 규모로 과학수사계 사무실, 범죄분석실, 증거분석실, 화학분석실 등으로 나누어 검시와 화재감식, 범죄분석을 통해 확보한 중요강력 사건 증거물의 기초분석과 감정분류 및 기법연구, 범죄정보 통합관리를 위한 실험실을 목표로 구축되었다.
이 분석실에는 27종의 최첨단 장비를 갖췄는데 이중 캠코더 모양의 '적외선 열화상카메라'는 적외선 열에너지를 감지, 온도 차를 화상으로 보여주며 사망자의 피부 온도를 현장 충돌 즉시 측정해 사망 시각을 추정할 수 있다.
또 CCTV 정밀판독용 비디오포커스는 희미하게 CCTV에 찍힌 용의자나 용의차량의 모습을 판독프로그램을 이용, 선명하게 구현한다.
다기능현장증거분석실 개소와 동시에 증거분석용 최첨단 장비를 도입, 60㎡ 규모로 구축한 디지털 증거 분석실(Digital Evidence Forensic Lab)도 별관 1층에 문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디지털 증거 분석실'은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에 저장된 데이터 중 범죄 수사의 증거로 활용될 수 있는 자료에 대해 삭제된 데이터를 복구하거나 저장된 파일을 분석하여 범인을 밝혀내거나 용의자의 범행을 입증하는 역할을 보여줄 최첨단 디지털 분석실이다.
디지털 증거 분석은 실제로 작년 '안양 초등생 살해사건'과 '안성 모텔 살인사건' 등 강력사건 수사에서 용의자 특정과 범행 입증에 사이버수사대에서 분석한 디지털 증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유비쿼터스 시대에 핵심 첨단 수사기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올해 안에 증거물 보관함인 모빌렉과 항온․항습기를 확보해 증거물의 최적의 상태로 보관이 가능하도록 하는 증거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증거물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관리로 중요 사건 증거물의 증명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도식 청장은 개소식에서 "날로 지능화, 첨단화, 광역화, 흉폭화되어 가는 범죄에 신속히 대처하고 과학적 증거물을 중시하는 공판중심주의 등 사법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접근만이 최선의 길이다"고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과 디지털 증거분석실 개소로 경기경찰은 신속한 수사 지원 체제의 기틀을 마련하고 강력 범죄에서부터 지능,경제,사이버,외사 범죄에 이르기까지 모든 범죄 영역에 걸쳐 첨단 증거 분석 기법을 지원함으로써 수사 역량이 강화될 전망이다.
경기경찰청 과학수사계 관계자는 "다기능현장증거분석실 설치에 따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사건·사고 현장의 각종 증거물을 자체 감정할 수 있게 돼 신속한 수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9.01.12 10:48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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