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졸업했어요!2008년도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당당하게 졸업을 하는 만학도들. 왼쪽부터 김점순씨(54세), 이병숙씨(62세), 이경애씨(55세)
박병춘
지난 1월 10일 저녁, 대전 성은야학교(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동 소재, 교장 이성만)에서 제28회 졸업식이 진행됐다. 한 해 동안 무료 봉사로 교육활동에 전념한 교사들에게 감사장도 수여하고, 새롭게 야학 봉사에 나선 분들에게 임명장도 주어졌다.
지난 1982년에 문을 연 성은야학교는 현재까지 28회 졸업생을 배출하기까지 대입 검정 자격생만 300여명 배출했다. 특히 이날 졸업식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들이 있어 화제다. 일단 나이로만 봐도 50, 60대인 만학도들이 대입 검정을 통과하고 졸업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김점순(54·대전 대흥동)씨는 배움의 갈증에 못 이겨 늘 책을 가까이 하고는 있었으나 공식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학력이 없어 고민하다가 야학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따님의 도움을 받아 중졸, 고졸 검정고시에 도전하여 순조롭게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야학을 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결석하지 않고 공부했다는 김씨는 "열정을 가진 선생님들이 어찌나 잘 가르쳐주는지 졸음은 생각지도 못했다. 늙은 사람들 머리에 학식을 집어넣어서 합격을 하게 해 준 교사들이 최고다. 졸업을 하여도 영어 공부를 더하고 싶어 야학에 계속 나올 것이다.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씨는 2007년 5월경에 공부를 시작하여 두 달 여만에 중졸 자격 검정에 통과하였고, 이어 2008년 4월에 고졸 자격 검정에도 합격하여 내년도에는 대학에서 한문학을 전공할 포부를 가지고 있다.
한편 졸업자 중 두 번째로 고령자인 이경애(55·대전 용두동)씨는 3년 전에 야학으로 고입 검정에 합격하고, 작년에 대입 검정고시를 통과하여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원래 중졸 자격만 따려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공부에 재미가 붙어 내친 김에 고졸 검정까지 통과한 이씨는 "텔레비전을 볼 때마다 자막을 이해하지 못하고 글씨를 몰라 답답하기만 했는데 훌륭한 선생님들의 가르침으로 오늘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며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