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노트북도 이젠 합체하게 해 주세요!

부품 하나 망가져도 무용지물...노트북 부품도 표준화해야

등록 2009.01.15 10:04수정 2009.01.1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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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다보니, 집과 사무실에는 고장난 컴퓨터가 여러 대 있습니다. 데스크톱 컴퓨터의 경우 전문 기술이 없어도, 기계에 조금만 익숙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부품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 하드디스크에 이상이 생긴 것을 수리할 수는 없지만, 서로 호환되는 그래픽카드나 하드디스크를 바꿔 끼우는 일은 웬만하면 할 수 있습니다. 286XT부터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한 저도 웬만한 부품은 직접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고장난 컴퓨터 중에서 비슷한 시기에 구입한 제품들은 서로 부품 호환이 잘 됩니다. 따라서 고장난 컴퓨터 2대를 합치면 쉽게 중고 컴퓨터 1대를 조립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2대에서 사용하던 메모리 카드를 합치면 성능이 조금 더 나아지기도 합니다. 하드디스크가 멀쩡하면 저장 공간도 2대를 합친 만큼 늘릴 수 있습니다.

 2000년 초반, 2백만원이 넘는 거금을 주고 산, NEC 노트북
2000년 초반, 2백만원이 넘는 거금을 주고 산, NEC 노트북이윤기

지금 우리 사무실에는 고장난 노트북 2대가 있습니다. 위 사진으로 보시는 노트북은 2000년 초반에 NEC에서 나온 팬티엄3 노트북인데, 당시 처음 나온 초경량 노트북입니다. 외장형 CD롬을 사용하여 무게를 많이 줄였고, 두께도 얇습니다. 7~8년이 지났지만, 요즘 나오는 경량노트북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를 자랑합니다. 제 기억으로 당시에 200만원이 훌쩍 넘는 거금을 들여서 구입하였습니다.

이 NEC 노트북은 7년쯤 지나자 처음엔 키보드가 고장이 났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외장USB 키보드를 달아서 사용하였습니다. 그후 메인보드가 망가져서 이젠 부팅도 되지 않습니다. 지금은 USB보다 못한 6GB 하드디스크와 추가로 장착한 메모리카드 그리고 LCD 액정만 살아있습니다.

부품 재활용 불가능한 중고 노트북

아래 보시는 노트북은 같이 일하는 후배가 가지고 있는 팬티엄4 급으로 삼보에서 나온 에버라텍 노트북입니다. 여러 사람이 외부에서 작업할 일이 있을 때 같이 사용하는 노트북입니다. 늘 파우치가 들어있는 전용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녔는데, 얼마 전에 외부 충격으로 액정이 깨져버렸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시퍼렇게 멍이 들었습니다. 맨 처음에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시퍼런 멍이 있었는데, 몇 달 지나는 동안 멍이 좀 빠져서 요즘은 아쉬운대로 급할 때는 문서 작업을 할 때도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넷북 정도 성능은 발휘하는 액정이 깨진 에버라텍 펜티엄4 노트북
요즘 유행하는 넷북 정도 성능은 발휘하는 액정이 깨진 에버라텍 펜티엄4 노트북이윤기

두 번째 사진에 있는 삼보 에버라텍은 다행히 LCD 액정만 빼고는 모두 멀쩡합니다. 게다가 이 노트북 두 대는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액정크기까지 똑같습니다. 테두리를 제외한 액정 크기가 25 × 18.7cm로 똑같아 보입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NEC 노트북에서 LCD 액정만 분리해서 삼보 에버라텍에 끼울 수 있으면 멀쩡한 중고노트북 한 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봐도 이 두 대의 노트북을 하나로 합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부분 노트북 컴퓨터는 같은 회사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똑같은 모델이 아니면 중고 부품을 재활용하는 것이 힘들다는 내용이 더 많더군요.

 액정만 멀쩡한 NEC 노트북과 액정만 깨진 에버라텍 노트북
액정만 멀쩡한 NEC 노트북과 액정만 깨진 에버라텍 노트북이윤기

보시다시피 NEC 노트북은 이미 A/S가 아무 의미 없을 만큼 심하게 망가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삼보 에버라텍 노트북은 어이없는 부품 비용만 감당한다면, 얼마든지 고쳐 쓸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놈의 액정 가격이 아마 요즘 나오는 넷북 신제품 구입 가격과 맞먹을 것이 뻔합니다.

저는 이미 작년에, 2000년 무렵에 단체에서 구입하여 사용하다 고장난 LG- IBM 노트북 메인보드를 교체하려고 A/S센타를 방문했다가, 부품값만 65만원을 달라고 해서 포기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자원의 재활용과 환경 문제 측면에서도 그리고 좀 더 사적으로는 저희 단체의 빠듯한 살림으로도 중고 노트북 두 대를 합체하여 한 대로 만들어 쓸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삼보 제품은 액정만 바꾸면 무게가 조금 무겁고 배터리 사용시간이 짧기는 하지만 요즘 나오는 넷북 정도의 성능은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장난 노트북 부품을 재활용해서 고쳐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때는 LCD 가격이 노트북 값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들었습니다. 자꾸 신제품이 쏟아져나오고 비싼 부품값 때문에 수리하는 대신에 새 제품을 구입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처음 노트북 컴퓨터를 설계할 때부터 적어도 같은 사이즈 제품 간에는 LCD 액정을 교체하여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면 좋겠습니다. 혹시, NEC 노트북 액정을 뜯어서 삼보 에버라텍으로 옮길 수 있는 비법(?)을 아시는 분 있으면 제보(비법 전수) 부탁드립니다. 삼보 에버라텍 노트북은 액정교체 비용이 22만원이라고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포스팅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포스팅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노트북 #컴퓨터 #부품교체 #IT #L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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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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