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국방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제2롯데월드 신축문제 등 현안보고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유성호
이어 9월 18일 정부는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 검토'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공교롭게도(?) 국방부는 바로 이날 임기가 7개월이나 남은 김은기 공군참모총장 교체 방침을 밝혔다. 곧바로 '제2롯데월드'에 반대했기 때문에 교체됐다는 말이 나왔다. 한 예비역 공군장성은 "김 총장이 '제2롯데월드 문제'로 엄청난 압박을 받았는데, 허용하자는 쪽이었으면 임기를 채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총장은 정부에 대해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민원을 롯데와 국방부가 모두 책임져야 하고, (서울공항에 있는) KA1 경공격기와 (북한 지역 정찰이 주목적인) 백두·금강 정찰기와 관련 시스템, 대통령 1호기를 다른 공항에서 옮겨서 운용하는데 드는 모든 비용을 롯데가 책임진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거부하기 위한 구실로 이런 조건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9월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에서도 ▲서울공항 이전 ▲동·서편 활주로 10도 방향 변경 ▲동편 활주로 3도 방향 변경-장비·시설 보완▲ 건물 높이를 203m 이하로 건설 등 4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뒤는 일사천리였다. 국방부에 따르면 2008년 12월 30일 롯데가 비용 부담을 밝혔고, 바로 다음날 서울시에서 행정안전부에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상정 요청, 이어 7일 뒤인 2009년 1월 7일 국무총리실에서 행정협의를 통해 사실상 신축허용 결정이 내려졌다.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은 이 대통령에 대해 "서울시장 때부터도 제2롯데월드에 대해서 굉장히 애착을 갖고 있다"고 표현했다.
민주당은 롯데그룹의 '숙원'과 이 대통령의 '애착'의 연결고리로, 이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인 장경작 롯데그룹 호텔부문 총괄사장을 의심한다. 삼성과 신세계백화점을 거친 그는 1996년 서울웨스틴조선호텔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5년 2월 롯데호텔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됐고, 올해 2월 총괄사장에 올랐다.
외부인사 영입에 소극적이던 롯데가 이 대통령의 정치적 상승기에 장 사장을 영입했고, 이 대통령이 취임한 때에 총괄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이 우연이겠냐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몸 사리는 전직 공군 장성들"롯데가 비용부담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지난 15년간의 불허방침을 바꿨다"는 이상희 국방장관의 해명에 대해 공군 주변에서는 "비용부담은 필요조건이다, 비용은 두번째 문제이고 작전과 비행 안전이 우선"이라는 말들이 나왔지만, 공개적인 비판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2006년 2월 당시 윤광웅 국방장관이 '제2롯데월드' 문제에 대한 브리핑에서 '대재앙' '무한책임' 등의 용어를 쓰면서 반대 입장을 밝히자, 이 문제와 관련해 윤 장관에게 여러 차례 불만을 제기해온 성우회와 재향군인회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던 것은 물론이고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로 뜨거웠던 것과도 크게 비교된다.
한 예비역 공군 관계자는 "노태우 정부 시절 F-18 도입을 주장한 정용후 공군참모총장이 기무사에 체포돼 강제입원해 있다가 예편당했다"면서 "현역 참모총장도 이런 일을 당한 것을 직접 봐온 전직 공군 장성들이 지금 같은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3만5천 일자리와도 못바꾼 제2롯데 이명박 대통령 되자 일사천리 허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