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마이너스 성장"... MB "성장률 집착 말라"

올해 경제성장 -2~-3%대 추정... "앞으로 더 안 좋아질 수도"

등록 2009.01.29 18:38수정 2009.01.2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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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경제관련 부정적 통계 수치가 높아가고 계절적 요인 등으로 건설현장 등의 일용직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19일 오전 서울시내 한 인력개발 사무실이 일자리를 구하려는 일용직 근로자들로 붐비고 있다.
불황의 그늘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경제관련 부정적 통계 수치가 높아가고 계절적 요인 등으로 건설현장 등의 일용직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19일 오전 서울시내 한 인력개발 사무실이 일자리를 구하려는 일용직 근로자들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 불황의 그늘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경제관련 부정적 통계 수치가 높아가고 계절적 요인 등으로 건설현장 등의 일용직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19일 오전 서울시내 한 인력개발 사무실이 일자리를 구하려는 일용직 근로자들로 붐비고 있다. ⓒ 연합뉴스

 

2% → -2~-3%

 

국제통화기금(IMF)이 2개월 만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포인트 끌어내리며 마이너스 경제 성장을 예고했다. 공신력 있는 국제기관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건 IMF가 처음이다.

 

이미 2008년 4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5.6%(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하고,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팀에 "경제성장률 집착 말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비상경제상황'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IMF,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2~-3%대로 추정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28일 '세계경제 전망보고서(WEO)'를 통해 한국·홍콩·싱가포르·대만 등 4개국이 포함된 아시아 신흥 공업국(Newly industrialized Asian economics)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했다.

 

이는 2차대전 이후 최저인 전세계 경제성장률(0.5%)은 물론, 미국(-1.6%)·유로존(-2.0%)·일본(-2.6%)·중국(6.7%) 등 주요 경제권보다 크게 낮은 전망치다. 또한 지난해 11월 경제성장률 전망치(2.1%)보다 6.0%포인트 떨어진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경제성장률 변동폭은 세계 어느 지역보다 컸다.

 

IMF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3%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과 11월 IMF가 발표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3.5%, 2.0%인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싱가포르·대만의 경제성장률은 아시아 신흥공업국 평균보다 나쁜 -4~-5%대, 한국·홍콩은 평균보다 좋은 -2~-3%대"라며 "세계경제 침체가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낮다"고 밝혔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국제기구는 IMF가 처음이다. 지금껏 외국계 금융회사 중심으로 우리나라가 올해 마이너스 경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2일 모건스탠리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8%로 떨어뜨렸고, JP모건은 23일 올해 우리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BNP파리바(-4.5%), 골드만삭스(-1%), 노무라 증권(-2%) 등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모두 마이너스였다.

 

이명박 대통령 "경제성장률 집착 말라"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첫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첫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첫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29일 이명박 대통령도 현 경제 상황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경제 상황의 불안정성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만큼 경제성장률 등 수치에 집착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사전에 치밀한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IMF가 2008년 8월 이후 5번이나 경제성장 전망치를 수정하는 등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수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 가장 비관적인 예측이 좀 더 맞아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각종 경기 지표는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고 있다. 2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하면서 통계가 작성된 1970년 1월 이후 사상 최악이었다.

 

11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3.8%로 IMF 구제금융 직후인 1998년 8월(65.7%) 이후 가장 낮았다. 또한 12월 취업자 수는 2003년 10월 이후 최악인 1만2천명 감소로 나타났다.

 

0.7% 성장 전망한 KDI 원장 "큰 폭의 성장률 하락 예상"

 

이날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글로벌 경제침체가 심화되고 향후 경제회복 시기에 대한 전망도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우리 경제도 올해 예상보다 큰 폭의 성장률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며 IMF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보고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KDI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7%로 전망한 것에 비춰보면, 현 원장의 말은 KDI 전망치가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해 12월 우리 경제가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이에 대해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가뜩이나 심리적으로 위축돼있는 상황에서 너무 낮은 전망을 내놓았을 때의 부작용에 대해 KDI가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충격이라는 게 누적되면 엄청난 충격이 오는 것처럼 앞으로 굉장히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2009.01.29 18:38ⓒ 2009 OhmyNews
#IMF #경제성장률 #마이너스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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