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
남소연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야당 의원들을 "신성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해머질을 하고, 동료의원의 명패를 내던지고 그것도 모자라 짓밟기까지 하는 '사이코패스 정치인'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전여옥 의원 '사이코패스' 글에 대하여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2일 한마디했다. 한마디로 "MB정권이야말로 강○○을 빼닮은 사이코패스"라고 일갈했다.
진 교수는 이날 진보신당 게시판에 "'사이코패스' 정권"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강○○이 일곱 명을 희생시켰다면, MB 정권은 여섯 명을 희생시켰다"면서 "강○○이 희생자들을 다루는 잔혹한 태도나, 철거민을 대하는 정권의 가혹한 태도나, 그 사디즘적 특성에서는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이성과 양심을 올바로 갖췄다면 결코 범할 수 없는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이명박 정권이 철거민들을 잔혹하고 가혹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사디즘적 특성에서는 공통점이 있다는 말이다.
이어 진 교수는 "사적 사디즘이든, 공적 사디즘이든, 일말의 '연민'도 없다는 데서는 한 가지"라면서 "타인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그렇게 끔찍한 일을 서슴없이 저지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 강씨가 인간으로서 일말의 연민이 없었듯이 이명박 정권은 공권력이란 이름으로 법 집행을 했지만 철거민들에게 어떤 '연민'도 없었다는 말이다. 용산참사는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범했다는 주장이다.
강씨에게 어떤 연민도 없이 희생된 이들은 여성들이다. 힘으로는 도저히 저항할 수 없었던 그들을 강씨는 철저히 짓밟았다. 이를 두고 진 교수는 "공권력으로 서민들을 완전히 제압하는 남성적 위력을 좋아하는 MB 정권의 성향을 꼭 빼닮았다"며 특유의 독설을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또한 언론들은 강씨가 유치장에서 밥 잘 먹고 잘 자면서 유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했다고, '살인마'로서 후회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사람들은 그런 강씨 태도를 보면서 더 분개하고,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살인마 얼굴 비공개는 웃을 노릇"라고 했다.
이런 반응을 보면서 진 교수는 "그 역시 MB 정권을 닮았다. 그렇게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는데, TV에 나와 한마디 사과의 말도 없다. 참사 책임은 외려 희생자들에게 있다는 투로 말하더라.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면, 앞으로도 계속 살인 진압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만 보이더라"고 했다.
법치라는 이름으로 공권력을 앞세워 힘으로 밀어붙여 용산참사 같은 일이 또 다시 일어나도, 그들은 공권력의 정당한 집행이며 철거민들이 불법을 범한 범죄자라고 자신들을 합리화하려고 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끔찍한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의 경우, 6명이 죽었는데도 대통령은 사과 한마디 없고 경찰책임자는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와 비교할 만한 사안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농민 2명이 경찰 진압으로 희생당한 일이 있다. 노 대통령은 40여 일이 지난 후이긴 하지만 사과했고 경찰총수는 물러났다. 노무현 정부가 농민을 위한 정권은 아니었지만 결국 농민 희생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6명이 희생되었는데도 아직 '사과' 한마디 없다. 6명 생명값이 대통령 '사과' 한마디 받을 만큼의 가치도 없다는 말인가. 대통령이 사과하면 정권이 무너지지 않는다. 희생당한 이들에 대한 사과는 양심이 있는 자가 할 수 있는 최소한 예의이다.
이와 관련, 진 교수는 "정권 하나 바뀌었다고 국민의 목숨 값이 헐값이 되어 버린 겁니다… 사이코패스 정권에게는 국민 여섯 명의 목숨 값이 국회 외통위 문짝 하나만도 못한 거죠. 휴…"라고 글을 맺었다.
다음은 진중권 교수 글 전문이다.
'사이코패스' 정권 전여옥이 '사이코패스' 운운한 모양이네요. 국회에서 해머로 외통위 문 딴 것이 사이코 패스의 행위라는 얘기인데, 글쎄요.… 안쪽에서 닫힌 문 연다고 해머를 쓰는 게 사이코 패스가 된다면, 대한민국에 사이코 패스 아닌 사람은 없겠지요. 아마도 전 여사의 문학적 상상력은 강○○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강○○ 사건과 닮은 것을 찾자면, 후보는 따로 있지요. 바로 용산 참사입니다. 강○○이 일곱 명을 희생시켰다면, MB 정권은 여섯 명을 희생시켰지요. 강○○이 희생자들을 다루는 잔혹한 태도나, 철거민을 대하는 정권의 가혹한 태도나, 그 사디즘적 특성에서는 동일합니다. 사적 사디즘이든, 공적 사디즘이든, 일말의 '연민'도 없다는 데서는 한 가지지요. 타인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그렇게 끔찍한 일을 서슴없이 저지를 수는 없었겠지요. 듣자 하니, 강○○은 희생자들을 완전히 제압했다는 남성적 힘을 과시하기를 좋아했다고 하네요. 키가 150 남짓한 작은 체구의 여성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하니까요. 이 역시 공권력으로 서민들을 완전히 제압하는 남성적 위력을 좋아하는 MB 정권의 성향을 꼭 빼닮았습니다. 공권력 휘둘러 난쟁이들(세입자들) 밟아 놓고 '떼법' 근절하여 '법치'를 실현했다고 힘 자랑하는 꼴을 보세요. 뉴스를 보니, 강○○이 유치장에서 밥 잘 먹고, 잠 잘자며 지낸다고 하네요. 일말의 가책을 느끼는 분위기도 없다고 합니다. 그 역시 MB 정권을 닮았습니다. 그렇게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는데, TV에 나와 한 마디 사과의 말도 없더군요. 참사의 책임은 외려 희생자들에게 있다는 투로 말하더군요.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면, 앞으로도 계속 살인 진압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만 보이더군요. 지난 정권 떄에는 국민 한 명이 죽었어도 대통령이 사과하고, 장관이 물러났는데, 이번 정권에서는 여섯 명이 몰살을 당했는데도, 사과 한 마디 없고, 청장도 내칠 생각이 없답니다. 정권 하나 바뀌었다고 국민의 목숨 값이 헐값이 되어 버린 겁니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를 소름 끼치게 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바라보는 저들의 시각입니다. 국회 문짝 하나에 정권과 여당과 보수언론이 보냈던 그 엄청난 감정적 연민과 동정과 애도의 념을 생각해 보십시요. 그것을 불에 타 죽은 철거민들 앞에서 저들이 보여주는 냉담함과 비교해 보세요. 아무리 생각해도, 심리적으로 정상이 아닌 것 같아요. 그거야말로 정치적 사이코 패스가 아닌가 합니다. 사이코 패스 정권에게는 국민 여섯 명의 목숨 값이 국회 외통위 문짝 하나만도 못한 거죠.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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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6명 목숨값이 외통위 문짝만도 못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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