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좌장 김무성 "청와대 대변인이 내 말 거두절미"

"자리 달라는 말 아니었다"... 이동관 대변인의 두 번째 '굴욕'

등록 2009.02.02 20:05수정 2009.02.0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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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 ·중진 의원들간 청와대 오찬 내용을 설명한 이동관 대변인의 브리핑은 일부 와전된 면이 있다며 해명하고 있다.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 ·중진 의원들간 청와대 오찬 내용을 설명한 이동관 대변인의 브리핑은 일부 와전된 면이 있다며 해명하고 있다. ⓒ 남소연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 ·중진 의원들간 청와대 오찬 내용을 설명한 이동관 대변인의 브리핑은 일부 와전된 면이 있다며 해명하고 있다. ⓒ 남소연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들의 오찬 키워드는 '소통과 화합'이었지만, 오찬이 끝난 지 몇 시간도 안 돼 소통 부재 상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내 박근혜계의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조윤선 당 대변인이 자신의 발언을 거두절미해 전했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과 화합' 대상이 '박근혜계'였다는 점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언론 방송법 개정 등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며 제동을 건 것과 맞물려 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무성 의원의 오찬 발언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이런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를 맞아 모두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에게 기회를 주면 그런 역할을 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 오늘을 당내 통합의 계기로 삼아 자주 만나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도 김 의원이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브리핑했다.

 

"좌파정권 10년 동안에 청와대에 와서 데모도 많이 했는데, 데모를 끝내고 쓸쓸히 뒤돌아서 가면서 정권을 다시 찾아야 되겠다는 의지를 많이 다졌다. 이번에 뉴욕에 가서 금융기관의 CEO들을 많이 만났는데… 우리 모두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를 맞아서 고통을 분담하는 사회 분위기가 되어야겠다. 대통령께서 혼자 고생하시는 것 같은데 우리가 그 고생을 분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달라. 역할을 주시면 최선을 다하겠다."

 

김 의원이 입각 등의 자리 요청을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a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 ·중진 의원들간 청와대 오찬 내용을 설명한 이동관 대변인의 브리핑은 일부 와전된 면이 있다며 해명하고 있다.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 ·중진 의원들간 청와대 오찬 내용을 설명한 이동관 대변인의 브리핑은 일부 와전된 면이 있다며 해명하고 있다. ⓒ 남소연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 ·중진 의원들간 청와대 오찬 내용을 설명한 이동관 대변인의 브리핑은 일부 와전된 면이 있다며 해명하고 있다. ⓒ 남소연

김 의원은 두 대변인의 브리핑이 알려지자,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브리핑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오찬에서 "지금 보면 대통령 혼자 고생하는 것 같이 보인다. 우리는 마치 방관자적 입장인 것처럼 죄책감도 느끼고 있다. 우리는 국가위기 극복 위해 열심히 일할 의지가 충만하다. 그런데 일할 기회가 없는 것 같다. 대통령 혼자 고생 말고 우리 모두 고통을 분담할 기회를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 이럴 때 당정청 회의를 자주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제가 국방위원인데 한번도 당정회의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쟁점 법안들은 당정회의도 하고, 중진의원들과 상의도 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해서 나와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갑자기 제기되고 있는 상황 아니냐"고 자신의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이동관 대변인이 거두절미하고 발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 연합뉴스 조보희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 연합뉴스 조보희

 

그는 이어  "이동관 대변인이 거두절미하고 '기회 주면 역할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고 발표해서 마치 제가 자리라도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자리를 달라는 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이 대변인과 통화했고, 그가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양해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계속해서 "개각과 관련해서도 이 대변인이 저와 허태열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많이 거론됐다고 했지만,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이 대변인에게 표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좌파정권 10년 동안에 청와대에 와서 데모도 많이 했는데, 데모를 끝내고 쓸쓸히 뒤돌아서 가면서 정권을 다시 찾아야 되겠다는 의지를 많이 다졌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브리핑한 바로 뒷 발언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 취임 1년만에 청와대 들어와보니 집권당 일원 됐다는 것을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대통령께서 '처음이냐'고 해서 '대통령님 너무하신 것 아니십니까'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조윤선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과는 달리 결국 이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동관 대변인과 통화하면서 '그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 마음을 다치게 한다'고 말했다"면서 간담회를 마쳤다.

 

이동관 대변인 처지에서는 대변인으로서 두 번째 '굴욕'인 셈이다. 그는 지난 1월 30일 행정안전부 장관 인사와 관련해 "정치인 입각은 없다"고 브리핑했다가, 불과 4시간 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이달곤 의원의 내정 사실을 발표함에 따라 "내가 오버했다"고 자인한 바 있다.

2009.02.02 20:05ⓒ 2009 OhmyNews
#김무성 #이동관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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