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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하카드 3시간 동안 정성스레 펠트지로 만든 카드 ⓒ 김종신
현재 난 백수다. 아내가 현재 가장이며 난 전업 주부(主夫)이다. 7년 동안의 학원생활을 접고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작가의 꿈을 꾸며 현재 살아간다. 학원을 그만 둔다고 했을 때 아내는 반대도 하지 않고, 나를 믿는다고 했다. 그게 너무 고맙다. 다만 '자격지심'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게 또한 너무 고맙다.
그런 상황에서 아내의 생일이 왔다. 내겐 멋진 선물을 살 여유자금도 없었다. 그렇다고 카드를 사용하여 선물을 한다는 것은 결국 아내에게 짐이 될 수 있었기에 그럴 수도 없었다. 결국 아내가 딸과 잠이든 9시 이후 펠트지로 카드를 만들기로 했다. 집에 있는 재료, 순전히 나의 노동만 제공하면 되는 돈 10원 한 푼 안드는 선물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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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카드 문열고 발견하길 기대하며 문에 붙여 놓은 생일카드 ⓒ 김종신
2시간여의 작업끝에 카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걸 어찌 전달하나 고민하다 안방문 위에 테이프를 이용해 카드를 붙여 놓았다. 아내가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고 자연스럽게 카드를 발견하게 하기 위해서다. 적어도 내 마음이 전달되기만을 바라면서 말이다.
아침에 아내가 미처 깨어나지 못하고 자고 있는 나를 살포시 안으며 '선물 고마워'하고 말을 했다. 그 말 속에 담겨있는 아내의 마음을 나는 보았고, 또 내 마음이 전달되어 진정으로 기뻐하는 아내의 얼굴도 보았다.
이제 용돈을 벌기위해 아르바이트하면서 가정에 충실하고, 작가의 꿈을 꾸기 위해
늦은 밤 습작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혼자 벌어 아파트 대출금 갚고, 생활하기 빠듯할 것 뻔히 알면서도 나를 믿고, 의지하고, 나를 지지하는 아내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것이겠지. 좋은 아빠가 되고,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 되기위해 '치열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
오늘 아내의 생일이다. 미처 아침에 못다한 말을 하고 싶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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