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밥오곡밥을 지어 파는 가게도 있었다
이종찬
4인 가족 기준 정월대보름 상차림 비용은 1만5천원~2만원선 정월대보름 앞날인 8일(일) 오후 5시께 재래시장인 동원시장을 찾았다. 지금 팔리고 있는 견과류와 잡곡류, 나물류 등 실제 가격을 알아보고, 오곡밥을 해먹기 위해서였다. 그날 찾은 동원시장은 지난 설 대목장 때보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하지만 지나치는 손님들은 가격만 물어볼 뿐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았다.
가장 먼저 나물가게를 찾았다. 4인 가족 기준으로 국산 피마자 2천원, 국산 묵나물 2천원, 국산 시레기 1천원, 국산 토란대 1천원, 국산 고구마순 1천원, 국산 도라지 2천원, 국산 고사리 2천원, 다래순 2천원, 취나물 2천원, 피마자 2천원이었다. 그중 나물 5가지를 산다고 치면 나물값은 5천원~8천원선.
하지만 다른 나물가게로 가자 값이 달랐다. 나물류 가격이 한 가지에 3천 원 하는 곳도 있었고, 1천5백원~3천원 하는 곳도 있었다. 나물류를 팔고 있는 박아무개(56)씨에게 "왜 이렇게 나물값이 천차만별이냐?"고 묻자 "사람 얼굴은 왜 저마다 다르냐"라며, 생산지와 품질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입산 나물류는 5백원~1천원선.
땅콩과 호두, 잣 등 견과류를 팔고 있는 가게 앞에 서자 호두 한 봉지(10개)에 3천원이라고 씌어져 있다. 그 옆에 '땅콩 반 되 2천원', '잣 4/1되 3천 원'이라고 붙어 있다. 하지만 견과류 또한 가게마다 5백원에서 1천원 정도 가격이 들쭉날쭉했다. 견과류 3가지를 한꺼번에 산다고 치면 7~8천원선.
찹쌀, 팥, 조, 수수, 콩 등 잡곡류를 팔고 있는 가게로 가자 김아무개(71, 여) 할머니가 활짝 웃으며 반갑게 맞이한다. 나그네가 잡곡류를 살 때마다 가는 가게이기 때문이다. 김 아무개 할머니는 "잡곡류는 양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4인 가족 기준으로 오곡을 사서 한 끼를 해먹으려면 3천원 정도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