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현재 정치정보를 수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일반 정치정보가 아니고 의사결정 과정 자체는 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이 "국정원법 3조는 직무와 관련해 국내 안보 정보 중 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만을 담당하도록 돼 있다, 정치정보 수집은 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비판하자, 원 후보자는 "정치 자체도 국가보안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정원법 같은 게 (개정)되면 같이 연구가 되어야 될 부분"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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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내정자는 "체제전복세력이 정치권에 침투한 징후가 있느냐"는 원 의원의 질문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원 내정자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국정원 차원의 판단임을 시사한 것이다.
원 의원은 다시 "여당에서는 야당에 대해 친북좌파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는데, 그렇다면 야당들부터 정치사찰을 해야 할 일"이라면서 "조갑제닷컴 같은 것을 보면 누구누구는 빨갱이라고 하는데 그들도 정치사찰을 해야 될 것인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몰아붙였다.
원 내정자는 "앞으로 모든 일을 할 때 정보위원회와 협의하겠다"면서도 "슬기롭게 정보활동을 하되, 정치 개입이라든가 정치 사찰 이런 소리를 안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받았다.
홍준표-박지원, 간접충돌 잠시 후 한나라당 원내대표인 홍준표 의원은 "만약 정치권 내에서 대북 교류협력 차원을 넘어서 대북 커넥션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국정원이 당연히 정치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면서 "국정원은 대공, 대정부 전복 등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정치권도 예외가 아니"라고, 정치정보 수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어 "단지 (필요한 것은) 이전 중앙정보부처럼 정치공작이나 야당의원에 대한 협박 같은 것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총풍, 세풍, 병풍도 국정원이 만들었고 지난 대선 때는 국정원이 이명박팀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신건, 임동원 전 국정원장은 가장 깨끗한 척해 놓고 불법도청 문제로 구속까지 됐는데, (원 내정자는) 정신 바짝 차리고 일해 달라"고 말했다.
최병국 정보위원장도 "친북세력이 있다고 보느냐, 있다면 어느 정도라고 보느냐"고 간접적으로 원 내정자를 지원하고 나섰다. 원 내정자는 "숫자를 명확히 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강요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확실히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대정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불법도청 문제에 대해 홍준표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 의원은 "만약 국민의 정부에서 도청을 했다면, 청와대 비서실장인 나를 도청해서 정형근 의원에게 갖다 줬겠느냐"면서 "조직적, 합법적 감청이 아니라 잔재가 남아서 실무자들이 한 행동을 갖고 홍준표 의원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원 내정자) 취임 뒤에도 그 잔재가 남아서 현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장을 도청해서 (국정원 직원이) 나한테 갖다 주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