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해 각 가정에서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그렇지만 가계 부담인 신입생 교복 값은 꿈쩍 않고 있다.
교복 값을 줄일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교복 값 거품 빼기’의 대안으로 ‘교복 공동구매’와 ‘교복 물려주기’ 등이 꼽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동구매를 할 경우, 교복 가격은 12만 원에서 16만 원 사이로 25만원 내외인 유명 브랜드 가격의 절반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난 해 여수 무선중학교는 시중가 23만9000원이던 여학생 교복 값을 공동구매해 13만9,000원으로 낮췄다. 또 20만원이던 남학생 교복 값을 12만1,000원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공동구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문제는 품질. ‘싼 게 비지떡’, 혹은 ‘빚 좋은 개살구’가 될지 않을까 염려스런 부분이다.
품질 평가기준은 학부모와 학생들 의견이 엇갈렸다. 학부모는 싸고 질긴 것을, 학생들은 메이커와 디자인을 선호했다. 이로 볼 때, 공동구매 성공 열쇠는 저렴하며 질 좋고, 디자인이 예쁜 교복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공동구매, "입을 만하다" VS "질이 떨어진다"
학생들 반응을 살폈다. 교복을 공동구매한 윤익(2학년) 군은 “입을 만하다”는 반응이다. 장지연(2) 군은 “메이커는 규격대로 입어 크기도 하지만, 공동구매는 직접 치수를 재니 몸에 맞는다”며 “체육시간에 체육복을 안 가져 온 친구가 교복을 입는데 메이커가 찢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김주영(1) 양은 “사이즈를 딱 맞게 재 달라했는데, 제대로 재지 않아 허리 사이즈도 크고, 기장 길이도 길었다.”며 “다시 공동구매할 생각은 반반이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메이커를 구입한 이준영(2) 군은 “공동구매는 값은 싸지만 질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며 “옆에서 보면 공동구매 교복은 잘 찢어지는 편이다”고 말했다.
또 이세린(1) 양은 “교복 치수 재러 가는 게 쪽 팔려 메이커를 사 입었다”며 “메이커는 치마 주머니 옆에 지퍼가 있어 달라붙게 보여 날씬한데, 공동구매 교복은 주머니만 있어 펑퍼짐하게 보인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면서 세린 양은 “품질을 올리면 공동구매할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업자 "교복의 질, 학생보다 학교와 학부형에게 맞춰"
이에 대해 공동구매업자는 교복 질에 대해 “학교와 학부모는 학교 규정에 맞는 교복과 질감이 좋은 원단을 원하지만, 학생들은 학교 규정과 질감 등은 안 따지고 색상과 디자인을 선호한다”며 “그 기준을 학교와 학부모에게 맞출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원단 시험성적서를 공개했다.
어찌됐건, 지난 2일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대형 교복업체를 가격담합과 탈세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대형 교복업체가 “담합을 통해 물가상승률의 3배 이상 교복 값을 올리는 등 불법을 자행해 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교복 값 거품 빼기가 성공하려면 공동구매 확대가 절실하다. 하지만 무조건 교복 공동구매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품질과 디자인까지 고려하는 세심한 배려도 필요할 때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2009.02.13 10:54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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