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은 북동쪽 삼나무 숲을 택했다. 대낮인데도 삼나무 숲은 어두컴컴하다. 이끼류의 식물들이 공생을 하는 삼나무 숲은 낙엽마저 촉촉했다. 오름 길잡이 오선생님은 무성한 잡초를 일으켜 세우기도하고, 쓰러진 나무를 바로 세우기도 하고, 죽은 나뭇가지를 자르는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다. 자연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임금께 올리는 진상... 사슴이오름에서?
삼나무 숲을 빠져 나오자, 다시 억새밭 길, 억새 숲에는 노루의 분비물을 발견했다. 노루 분비물을 보자,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하기 위해 날짐승을 바쳤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렇다면 어떤 짐승을 사냥했을까? 소록산 기슭에 노루 분비물이 있는 것을 보면, 한라산 노루가 소록산까지 먹이를 구하러 온 모양인데, 옛날에도 노루나 사슴, 멧돼지 등이 소록산 기슭에서 살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렇다면 임금께 올릴 진상도 노루나 사슴, 멧돼지 등이 아니었을까?
가슴까지 와 닿는 억새 숲을 빠져 나오자, 등에서는 후줄근 땀이 맺혔다. 소록산 2개의 쌍둥이 화산체와 대록산은 삼각형을 이루고 서로 마주하고 있었다. 조선시대 길렀다는 말(馬)들은 어디가고 광활한 목장은 봄을 기다리고 있는가?
소록산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87-1번지 일대로, 표고 441.9m, 비고,102m, 면적 386,069㎡로 남북으로 길게 누워있는 형태이다. 북동쪽으로 크게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이룬다. 오름 남측 사면에 남서쪽으로 벌어진 작은 말굽형화구를 갖고 있는 쌍둥이 화산체며, 화구방향으로 해송, 삼나무가 조림되어 숲을 이루고, 그 반대 사면은 풀밭을 이루고 있다.
기슭자락 낭떠러지에 가마천이 있고, 하천 주변에는 자연림의 울창한 숲을 이뤘다. 지형지세가 마치 사슴과 비슷하다고 족은사슴이(소록산)라 부른다. -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정보 중에서
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 길: 제주공항리 - 번영로(1136번 도로) - 명도암 입구삼거리 - 남조로교차로(직진) - 선흘입구(직진) - 대천동사거리(우화전) - 정석항공로-소록산(작은사슴이오름)
*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 11-16번지에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2527번지를 잇는 도로명칭을 ‘녹산로’로와 '정석항공로'로 의견이 분분하다. 이 도로는 총 연장 12㎞ 가운데 가시리에 10.5㎞, 교래리에 1.5㎞ 정도 걸쳐있다. 길 옆에는 대록산(큰사슴이오름)과 소록산(족은사슴이오름)이 위치 해 있다. 이곳 일대는 과거 말을 기르던 광활한 목장으로 조선시대부터 ‘녹산장’이란 이름을 붙여 ‘녹산로’ ‘정석항공로’, 로 부르기도 한다.
2009.02.14 19:05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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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광활한 목장이 '국마'를 길렀던 곳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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