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에서 난 인생을 뒤바꾸는 가장 큰 일을 했다. 첫 기사를 올린지 2년여 만에 <오마이뉴스>를 통해 만난 인연과 2004년 12월 11일에 결혼을 했다.
강지이
무엇보다 <오마이뉴스>는 내 인생을 뒤바꾸는 가장 큰 일을 했다. 그건 바로 현재의 내 남편을 <오마이뉴스>가 만나게 해 준 것이다.
지난 2004년 12월에 결혼에 골인한 우리 부부는 그 해 2월 20일 '제4회 오마이뉴스 창간 기념 행사'에서 우연히 만났다. 당시 편집부에서는 창간 4주년 기념으로 시민기자들이 출간한 책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행사를 진행했었다. 서평을 많이 쓰는 시민기자인 덕분에 자연히 내가 책 판매를 담당했다.
그날 나는 행사장 한 쪽에서 책을 팔기 위해 서서 수많은 시민기자와 오마이뉴스 직원들을 만났다. 한참 정신없는 나를 본 편집부의 한 부장님께서 상근기자 한 명을 소개해 주셨다. 나는 이날 너무 많은 사람을 소개 받아서 훗날 누가 누구인지 제대로 기억조차 못하는데, 남편은 내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우연히 나를 만난 남편은 이후에 나를 만나고 싶어서 그날 이후 부장님을 졸랐단다. 웬만하면 누구 소개하는 일은 절대 안 한다는 이 부장님은 성실하고 성격 좋은 편인, 당시 오마이뉴스 사회부 취재기자(현 남편)를 만나 보라고 나에게 채근하기 시작하셨다.
그때 나는 갓 서른이 된 시점이었다. 막 세상에 눈을 뜨고 이것저것 재미를 느끼며 사회생활을 하던 중이어서 별로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내가 활동하고 있는 <오마이뉴스>의 기자라니, 앞으로 시민기자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부장님께 드렸더니 부장님은 회사에는 절대 비밀이라면서 그냥 한 번 만나 보기만 하라는 것이다. 자신은 절대 소개 같은 거 안 하는데 둘이 너무 잘 맞을 것 같대나, 어쩐대나.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하는 호기심에 결국 못 이기는 척 하고 첫 만남을 약속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사람은 참 성실하고 마음이 따뜻하며 나름대로 귀여운 구석이 많은 남자였다. 같이 글을 쓰다 보니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무엇보다 세상에 대한 열린 시각을 갖고 있는 게 마음에 들었다.
함께 여행도 다니고 이것저것 세상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의 사랑은 무르익었고, 결국 그해 겨울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편집국장이셨던 정운현 국장님께서 주례사를 하셨고, <오마이뉴스>와 관련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해 주셨다.
특히 오연호 대표는 우리의 결혼을 두고 "시민기자와 상근기자의 환상적인 결합"이라며 축복해 주셨다. 우리는 어찌하다 보니 '제1호 시민기자-상근기자 부부'의 영광(?)을 차지하게 됐다.
내 인생을 통째로 바꾼 <오마이뉴스>야, 영원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