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작품들느티나무로 탄생된 작품들.
김재경
안양시 호계동2동 육교 앞에는 느티나무 식당이 있고, 느티나무 버스정거장이 있다. 필자는 왜 이곳을 느티나무라고 부르는지 적잖이 궁금했었다. 취재차 호계2동을 방문, 최명복 동장의 안내로 한 식당에 들어서며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식당지하에서 열린 조각교실에서 만난 김수선 작가는, 맑고 쩌렁쩌렁한 음색으로 보아 영락없는 성악가처럼 보였다. 작가는 중학 시절 공예가로 미국에 거주하는 사촌형을 보며, 군 제대 후 목공예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공예에서도 최고로 치는 옻칠을 배우면서 현대에 접목 시키면 좋겠다는 꿈을 늘 갖고 있었다.
80년대 초 서울의 작업장이 좁았던 터라 예술 방면으로 앞서가는 안양으로 이주했느데, 그때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고사된 채 방치되어 있던 수령 250년 된 느티나무였다. 이 위풍당당한 느티나무가 햇볕이 쨍쨍한 여름에는 주민들에게 그늘이 되어 오순도순 정담을 나누는 쉼터가 되었고, 가슴 답답한 일이 생기면 치성을 드리는 신성한 터전이 되었다.
하지만 90년대 산업도로가 뚫리면서 이 나무는 애물단지처럼 구설수에 휘말리게 되었다. 곧게 뻗어야 할 도로는 이 느티나무를 피해 도로를 확장해야 되는 시점에서, 왈가불가 말 많고 탈도 많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