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귀향 1년', 봉하마을 방문 90만명 넘어

마을 주민, 봄맞이 대청소하며 조촐한 점심... 생가복원 공사 등 벌여

등록 2009.02.23 16:20수정 2009.02.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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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는 봉하마을에는 귀향 1년을 맞아 축하하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는 봉하마을에는 귀향 1년을 맞아 축하하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 윤성효


a  봉하마을에는 1년새 방문객이 9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생가를 찾은 방문객의 모습.

봉하마을에는 1년새 방문객이 9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생가를 찾은 방문객의 모습. ⓒ 윤성효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는 24일로 귀향 1년을 맞는 가운데, 봉하마을은 김해지역 최대 관광지가 되었다. 23일 김해시에서 운영하는 관광안내센터에 의하면, 한해 동안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은 90만명이 넘는다.

노건평씨가 세종증권 비리에 연루되어 구속되자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5일 방문객 앞에서 "따뜻해지면 인사하러 나오겠습니다"라고 한 뒤부터 방문객과 만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봉하마을을 찾는 방문객은 평일 700~900명, 주말 1500~2000명에 이른다.

관광안내센터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께서 방문객과 만남을 하지 않는데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마을 주차장에 들어오는 차량과 인원을 파악하고 있는데, 1년 사이 90만명 이상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주말인 지난 22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많은 관광객들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이날 오후 20여명의 어린이들이 단체로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로 봉하마을을 찾기도 했으며,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봉하마을에는 '봉하 1년 맞이 축하드립니다'와 '봄은 당신에게서 옵니다'고 쓴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또 나무 사이에는 노란색 풍선이 매달려 있다.

a  봉하마을에 걸려 있는 펼침막.

봉하마을에 걸려 있는 펼침막. ⓒ 윤성효


마을주민, 봄맞이 대청소하면서 조촐한 점심

봉하마을 주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귀향 1년을 맞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지낼 예정이다. 봉하마을 이병기(54) 이장은 "지금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있는데, 특별한 행사는 없고 조용하게 지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측의 김정호 비서관은 "귀향 1년을 맞아 공식적으로 행사를 할 사항이나 조건은 아니고, 주민들은 어차피 봄이 되었으니 대청소도 해야 하기에 모여서 봄맞이 청소를 하면서 점심을 같이 먹는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에 알리거나 표나게 하지는 않고, 조촐하게 식사를 하는 정도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당연히 나오시지 않을 것이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일꾼(무적)은 "노 전 대통령께서 귀향 1년을 맞아 노사모 차원의 특별한 행사는 없다"고 말했다.

a  지금 봉하마을에는 방문객 안전 등의 차원에서 하천 복개공사가 한창이다.

지금 봉하마을에는 방문객 안전 등의 차원에서 하천 복개공사가 한창이다. ⓒ 윤성효


a  지금 봉하마을에는 방문객 안전 등의 차원에서 하천 복개공사가 한창이다.

지금 봉하마을에는 방문객 안전 등의 차원에서 하천 복개공사가 한창이다. ⓒ 윤성효


봉하마을은 지금 공사중

봉하마을은 현재 '공사중'이다. 김해시는 23일부터 노 전 대통령의 생가를 복원하는 공사에 들어갔으며,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생가는 사저 앞 만남의광장과 붙어 있는데, 김해시는 공사를 위해 생가 앞을 차단했다. 김해시는 8월초까지 생가 복원 공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의 생가는 사저 바로 앞에 있다. 생가는 지상 1층, 연면적 37.26㎡의 몸채와 지상 1층, 연면적 14.58㎡ 규모의 아래채로 조성된다. 생가복원사업에는 도·시비 총 9억8000만원이 투입된다.

김해시는 "노 전 대통령이 살았던 생가의 원형에 가깝도록 설계를 했다"면서 "생가는 초가집 형태이며, 노 전 대통령의 기억을 살려 담과 장독대, 포도밭도 넣었다"고 밝혔다.

김해시는 봉하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자 볼거리와 편의제공을 위해 관련 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김해시는 도·시비를 들여 사저 앞 하천 복개공사를 벌이고 있다. 김태호 경남지사와 김종간 김해시장은 한나라당 소속이다.

김해시는 도·시비 5억원을 들여 사저 앞 하천 190m를 복개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공사는 오는 4월 말 완공 예정인데, 관광객의 추락 위험 방지와 홍수시 범람 예방 차원에서 벌이고 있다.

또 마을 주민들은 사저 건너편 논을 연못으로 만들어 놓았다. 연못에는 연꽃을 심어 놓았으며, 봄이 되면 방문객들로부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a  김해시는 2월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를 복원하는 공사에 들어가 8월초에 완공할 예정이다.

김해시는 2월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를 복원하는 공사에 들어가 8월초에 완공할 예정이다. ⓒ 윤성효


a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오른쪽)와 생가(왼쪽) 앞에 하천복개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오른쪽)와 생가(왼쪽) 앞에 하천복개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윤성효


노 전 대통령 "사이트 활성화 위해..."

노 전 대통령은 귀향 1년을 맞아 인터넷으로 인사했다. 노 전 대통령은 22일 홈페이지(사람사는세상)에 올린 두 편("자신에게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글을 올려놓고 보니")을 글을 통해 근황을 알렸다.

이 글에 대해, 김경수 비서관은 "귀향 1년을 맞아 심경이나 근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어 알려준다는 차원에서 글을 쓴 것"이라며 "생가복원공사와 관련해 23일부터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는데, 방문객 만남을 재개하는 것은 아직 아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22일 밤 늦게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올려놓고 보니"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이트(사람사는세상, 민주주의2.0) 활성화에 대한 견해를 내놓았다.

민주주의2.0에 대해 설명한 노 전 대통령은 "반대와 비판은 사물을 명료하고 균형 있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면서 "그러나 반대와 비판일수록 공격이 아니라 상대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한 차분하고 겸손한 설득이어야 합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자유일 것입니다. 야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런 사실도 논리도 없는 모욕적인 욕설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존중할 것은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더욱이 이 사이트에서는 특히 적절하지 않습니다. 따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를 하실 것입니다. 저를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응도 감정을 절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차분한 논리로 대응하거나 그렇게 할 수준이 아니면 무대응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노 전 대통령은 "욕심을 좀 부린다면, 일상적으로 떠오르는 사회적 쟁점에 관한 판단과 행동에 도움이 되고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사실과 논리들을 올려달라"면서 "그것도 의견만이 아니라 의견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붙여주시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a  봉하마을 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연못을 조성해 놓았다.

봉하마을 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연못을 조성해 놓았다. ⓒ 윤성효


#노무현 #봉하마을 #MB정부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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