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연대는 25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일제고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성효
"전국 단위 일제고사가 이명박 정부 집권 후 여러 차례 치러졌고, 그 때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양쪽 뒤를 있는대로 틀어막고 일제고사를 거부한 학생을 무단결석 처리하고 체험학습을 허용한 교사에게는 파면과 해직 등 징계를 날려주었다."경남 마산 A고 소속 학생 B(18)군이 한 말이다. 이 학생은 청소년인권단체 '아수나로' 회원 자격으로 25일 오전 경남도교육청에서 열린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했다.
B군은 "전북 임실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성적 조작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도 일제고사 결과를 학교장과 교육관료들의 인사를 비롯한 각 학교와 지역에 지원하는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하니 도대체 저 망할 정권은 개념을 어디다가 팔아먹은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초등학교 입학해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기억이라곤 시험친 것만 남을 것 같다"며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의고사, 그리고 수능에 이어 일제고사까지, 각종 무한경쟁시험 종합선물 세트를 주시니 보답으로 경쟁교육을 향한 야유가 가득한 기초미달 OMR 답안지를 정성껏 대충 포장해서 청와대나 교육과학기술부로 보낼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청소년들은 이런 저런 자기만의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제고사를 비롯한 무개념 경쟁교육과 입시가 그 꿈을 빼앗아가고 있다"며 "이제 그 꿈과 자유를 찾기 위해 청소년들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B군은 "OMR 에 한 번호로만 밀거나 아예 백지를 내거나 일부러 오답만 골라 찍거나 답이 아닌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문구를 적거나 차라리 학교를 안 가버리거나 하는 식으로 일제고사를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는 단순히 시험치기 싫어 어리광 부리는 게 아니라 살인적 입시경쟁 아래에서 꿈을 잃어가야 하는 현실에 대한 청소년들의 분노임을 알아야 한다"면서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파면해직 교사를 복직시키고 입시 살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B군을 비롯한 아수나로 회원들은 최근 창원과 마산 등지에서 일제고사 반대를 외치며 1인시위와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B군은 2008학년도 A고 총학생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3월에 3학년으로 올라간다.
"3월 10일 체험학습 실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