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를 노예로...2007년 9월 7일부터 시간강사의 교원법적지위 회복을 위한 고등교육법개정안 상정을 위해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원들이 국회 앞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명옥
대학 시간강사들의 교원지위 부여나 강의료 현실화, 강사처우개선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대학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우리 대학은 돈이 없다." "법적으로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우리나라 대학은 국공립·사립을 불문하고 어디에서나 '공사중'이다. 지칠 줄 모르고 건축공사는 진행중이다. 그런데도 항상 돈이 없다고 한다. 매년 학생 등록금은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비율로 인상하면서 늘 재정은 열악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정치에 뜻을 둔 총장들은 사회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을 겸임교수나 외래, 초빙교수로 임명하곤 한다. 박사학위가 없는 지자체장, 또는 잘 나가는 기업 회장들에겐 아예 명예박사를 수여하여 그들의 명예와 노후문제까지 해결해 주곤 한다.
그러나 성실하게 등록금을 납부하면서 어렵게 학위과정을 마친 박사들에겐 교육은 위촉 하되, 교권은 부여하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교원 지위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발생하는 극심한 차별은 정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힘 없는 시간강사들이 결사체를 구성하여 끊임없이 교원 지위를 부여해 달라고 수십년 동안 외쳐왔지만 국회와 정부, 대학 당국은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현재 대학교육의 절반 가까이를 대학 시간강사들이 담당하고 있지만 이들의 처우는 비명을 지를 정도의 열악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 당국이 아니다.
또한 교과부나 그 어느 기관에서도 정확하게 현재의 대학강사 수를 말하지 않고 있다. 그저 추정치만을 내놓곤 한다. 말 그대로 이 대학 저 대학을 오가며 보따리 강사를 하는 이가 1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고, 중복된 숫자를 뺀 순수 전업강사는 5만명 선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재정문제를 터놓도 논할 수 있는 근거 데이터이기 때문에 이 핑계 저 핑계로 얼버무리고 마는 것이다.
본분 망각하고 있는 대학들의 아비투스(habitus)가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