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역지사지의 시각"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대구에서 '남북관계 시국강연회' 가져

등록 2009.02.27 10:42수정 2009.02.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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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시국강연회 광경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시국강연회에 강사로 나선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시국강연회 광경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시국강연회에 강사로 나선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김용한
▲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시국강연회 광경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시국강연회에 강사로 나선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 김용한

<평화뉴스> 창간 5주년을 기념하는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초청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시국강연회'가 26일 대구MBC 7층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강의는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대북정책 평가와 제언'의 성격으로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국민을협박하지말라·평화뉴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였다.

 

지역 시민들과 대학생, 시민·사회단체 상근자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열린 시국강연회에서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오류와 진단 그리고 대결구도로 빠져들고 있는 남북문제의 관계 개선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 전 통일부총리는 "경제위기에 대한 살림의 고통도 있지만 남북관계가 최악 고조상태로 인해 평화가 깨어져서 오는 심각한 먹구름이 오고 있다는 것에 국민들은 고통을 받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20세기는 탈냉전으로 막을 내렸는데 아직도 막을 내리지 않은 곳은 냉전에 관한 한 한반도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한 전 통일부총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평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면서 자신의 남북관계에 대한 소견과 시선, 평화에 대한 시각 등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내비췄다.

 

그는 "전범국인 일본은 온전한 통일국가, 경제대국으로 남아있고, 그들에 의해서 억울하게 살았던 우리는 남북 간에 멸전과 냉전의 시대를 60년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시국강연회 광경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의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시국강연회 광경.
시국강연회 광경한완상 전 통일부총리의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시국강연회 광경. 김용한
▲ 시국강연회 광경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의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시국강연회 광경. ⓒ 김용한

한 전 통일부총리는 "지난 1년간에 대북정책의 방향이 과거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와 다르게 전개되었기에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관계에 대해 "최근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태이다"고 강조하면서 "6. 15와 10. 4는 북한 최고 지도자의 서명이 확인된 것인데 그쪽보다 앞선 우리가 상대의 심정을 제대로 읽지 못함으로 남북관계를 객관적으로 통찰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MB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선 "그전 정권의 대북정책이 지속되었다고 가정한다면 이런 일이 생기겠는가?"라고 강조하면서 "이명박 정부가 DJ 평화구축 상태를 진전시켰다면 이런 남북 간의 긴장은 고조되지 않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지난 1년간에 MB의 대북정책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긴장상태를 초래한 것이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의 부시도 초기에는 ABC(Anything But Clinton/ 클린턴이 하는 것은 모두 반대)이었는데 MB정권에서도 ABR(Anything But 노무현/ 노무현이 하는 것은 절대 안돼)이거나 ABK(김대중 정부가 했던 것은 안 돼)의 형태를 유지했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진전이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통일부총리는 "2008년 3월에 통일부 없애지 못하고 존속하면서 통일부 업무보고를 하면서 10. 4나 6. 15는 무시한 채 남북관계 합의서만을 강조한 것은 대남강경 상태를 더 가속화시킨 것이다"고 설명했다.

 

사인회 광경 대구를 찾은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가 자신이 쓴 책에 직접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인회 광경대구를 찾은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가 자신이 쓴 책에 직접 사인을 해주고 있다.김용한
▲ 사인회 광경 대구를 찾은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가 자신이 쓴 책에 직접 사인을 해주고 있다. ⓒ 김용한

한 전 통일부총리는 "역시사지 할 수 없는 지도자는 절대 평화를 이룩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부시가 늦게 북한에 대한 시각을 전환했듯이 이명박 정부도 늦기 전에 부시의 후회를 뒤따르지 않도록 진지한 남북관계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말미에 "젊은 사람들이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평화라는 것은 늙고 젊음을 떠나 우리 후손에게도 대물림되는 것이기에 소중하게 지켜져야 할 것이다"고 답했다.

 

전 통일부장관을 역임했던 그는 이명박 정부가 시작 초기부터 햇볕정책에 대한 불신과 북한에 대한 퍼주기식이라며 제동을 건 보수층의 대응방식이나 인수위 당시 부터 통일부를 없애려고 한 것 등이 남북관계 개선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는 앞서 언급했듯이 진정한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선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를 바라보는 역지사지의 시각이 우리에게는 가장 필요한 때"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시국강연회를 마친 한완상 전 통일부장관은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쓴 책에 사인을 해주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약력

- 1936년 충남 당진 출생

- 서울대 사회학과, 미국 에모리대학 대학원 졸업

- 서울대 교수(1970- )

- 반독재민주화운동으로 해직(1976년, 1980년)

- 통일부총리(1993년)

- 교육부총리(2001년)

- 한국방송대(1993년), 상지대(1999년), 한성대(2002년) 총장

- 대한적십자사 총재(2004년 -2007년)

#한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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