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얼굴 모습을 닮은 쌀바위
이승철
"우와! 저 바위봉우리 좀 봐, 대단하잖아? 우린 안 되겠는데…."
"어, 정말 대단한데, 저 봉우리는 오르지 말고 우회해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능선 길 앞에 나타난 바위봉우리를 바라본 일행들이 지레 겁을 먹고 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바라본 모습은 또 다른 얼굴이었다.
"아니. 저 바위봉우리 모습이 사람 얼굴처럼 생겼잖아?"
"정말 그러네, 그런데 상당히 험상궂은 표정인 걸?"
일행들이 위협적인 모습으로 앞을 막아선 바위봉우리를 바라보고 있을 때 뒤따라온 산악회원들이 다가왔다.
"저 바위봉우리가 바로 쌀 바위예요. 어때요? 멋있지요?"
"저 봉우리가 쌀 바위라고요? 그런데 쌀 바위가 왜 사람얼굴을 닮았죠?"
그러나 쌀 바위가 왜 사람얼굴을 닮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 25일 찾은 가지산은 낯선 산악회와 처음으로 함께한 산행이었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어울린 낯선 사람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달렸다. 고속도로에서 청도 나들목을 빠져나와 다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이 운문령이었다.
처음으로 함께한 낯선 산악회를 따라 나선 가지산 등산길산악회장은 놀랍게도 겉으로 보기엔 가냘프게 생긴 여성이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이 산악회장은 철인으로 불릴 만큼 대단한 등산 실력을 가진 여성이었다. 산악회장은 회원들을 두 팀으로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