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추운 겨울을 이겨낸 냉이 한 포기, 배추 한 포기처럼 살찌다.
박종국
요즘은 비닐하우스를 해서 냉이를 사계절에 걸려 맛볼 수 있다. 그렇지만 여름 냉이는 쇠어서 질기고, 하우스 냉이는 여려서 향이 봄철냉이만큼은 못하다. 냉이는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그 짧은 기간에 수확한 것이 가장 맛도 좋고 향도 진하다.
봄나물은 그 종류도 많다. 냉이, 달래, 민들레, 사철쑥, 곰취, 기름나물, 냉초, 두릅, 물레나물, 바위취, 번행초, 별꽃, 속속이풀, 솔나물, 엉겅퀴, 오이풀, 왕고들빼기, 원추리, 제비꽃, 조뱅이, 질경이, 참당귀 등 봄철산야에서 나는 풀 한 포기 나무 한그루도 모두 우리의 소중한 먹을거리다. 이들 식물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인 셈이다.
오늘 집 앞 묵정밭에서 냉이를 만났다. 도란도란 돋아있는 냉이. 이즈음 농촌에서 가장 친근하게 만날 수 있다. 도톰하게 잘 자라 향긋한 향취가 금방이라도 흠뻑 배어들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얀 냉이 꽃을 피울 테지만 미안한 마음에 한 소쿠리 캤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냉이국. 먼저 적당량의 냉이를 준비하고, 미리 해캄 해 둔 바지락에다 두부, 파, 다진 마늘을 준비해 둔다. 이어 다시마와 마른새우, 멸치와 청량고추로 육수를 우려내고, 된장은 한 숟가락 정도면 향긋하고 은은한 맛을 내는 데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