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산, 척판암 전설을 찾아서
불광산 척판암은 신라시대 원효 스님의 전설이 깃든 곳이다. 원효 스님이 널판자를 중국 종남산 운제사로 날려보냈는데 운제사의 대중 가운데서 한 사람이 "웬 널판자가 동쪽하늘에 떠있다"라고 소리치자, 이 소리에 널판자를 따라 절 밖으로 나오는 순간, 절이 무너져서 죽을 뻔한 인명을 구했다고 한다.
이들이 '해동원효 척판 구중(海東元曉 擲板救衆)'이란 글씨가 쓰인 널판자를 따라 이곳까지 와서 절을 세웠는데, 이 절 이름이 내원암(현재의 내원사). 그들은 이곳에서 정진하여 성인을 이루었다 하여, 산이름을 천성산이라 산이름 하였다고 한다. 이곳의 넓은 들을 '화엄벌' 이라 이름한 연유는 주춧돌 같은 돌덩이 천여개가 마치 좌석인 것처럼 널려 있어, 야단법석(野壇法席)을 차려 화엄경을 설하였다는 데서 연유한다고 한다.
언제나 등산의 즐거움 뒤에는 아쉬움이 따른다. 산은 그곳에 있어 나를 부르지만, 나는 산의 정상까지 산을 정복해도 항상 그 산의 하나도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연꽃 봉우리 같다는 대운산 등산은 더욱 이런 아쉬움이 든다.
연꽃 속으로 들어간 듯, 내게 대운산의 구름 한 조각, 바람 한줄기, 파릇파릇 풀잎의 속삭임들도 만나지 않는 듯 하니 말이다. 그러나 산길에서 우연히 만난 나무 연못 만난 것으로 이번 대운산 산행의 즐거움은 충분한 듯 하다. 다음 번에는 철쭉이 유난히 아름답다는 대운산을, 산벗 일행 둘째 형님과 다시 올라가보리라 다짐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