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모토 히로꼬씨. 가계부쓰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가계부를 쓰다보면 돈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고 한다.
안소민
히로꼬씨의 가계부 쓰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용돈을 받을 때부터 용돈기입장을 쓰기 시작했다.
"어렸을 적에는 용돈이 많지 않으니까 아껴 써야 한다는 생각에 쓰기 시작했어요. 부모님이 강제로 시킨 것은 아니었어요. 친구들이 용돈으로 군것질할 때 저는 저금했어요. 그때부터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그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받은 월급, 결혼한 뒤에는 남편으로 받은 생활비를 가계부에 적기 시작했다. 용돈기입장과 결혼 전 썼던 가계부는 일본의 친정집에 있다. 여태껏 한 해도 빠뜨리지 않았다. 히로꼬씨에게는 '비장한 각오'는 없었다. 다만, 적지않으면 왠지 허전하고 찜찜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귀찮을 때도 있죠. 예전에는 물건을 구입하면 바로바로 가계부에 적었지만 요즘은 조금 게을러져서 몇 일치를 모았다가 쓸 때도 있어요. 그래도 안 쓰면 너무 허전해요. 뭔가 찜찜하고 하루를 제대로 마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요."습관처럼 몸에 밴 가계부 메모 습관. 하다 보니 '절약'은 덩달아 따라오는 덤이 되었다. 가계부를 쓰다 보니 '충동구매'와 '바가지 구매'가 눈에 보였다. 가계부는 단지 적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서 절약을 배울 수 있고 앞으로의 구매 노하우를 배우게 되었다.
식비 가장 많이 증가... 살림의 역사가 한눈에"지난 가계부를 들춰보면 '아~ 이때는 이것을 얼마에 주고 샀구나', '커피포트를 이때 샀었구나'는 것을 새삼 알게 되요. 살림의 역사가 한눈에 보인 달까요. 제 스스로 가계부 쓰는 것을 특별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그동안의 메모가 제게 큰 재산이 된다는 느낌이 들 때는 그럴 때예요."히로꼬씨는 매일 가계부를 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연말에는 1년치 가계부를 각 항목별로 분류해서 통계를 낸다. 마치 회사에서 연말결산작업을 하듯이 엑셀을 사용해 각 항목별로 1년 동안 사용한 통계를 적는다. 여기에 각종 쿠폰·포인트·보너스까지 다 합해 1년치 통계를 낸다.
"해마다 이걸 해보니까 작년과 대조가 돼요. 해마다 늘어나는 것은 아무래도 아이들 교육비와 식비죠. 식비의 경우, 10년 전과 비교해서 거의 두 배가 늘었어요. 정말 장보기 너무 힘들어요. 그래도 쿠폰을 이용하거나 전단에 나와있는 할인품목을 미리 알고 가서 구입하죠. 그렇게 하면 조금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