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칭마라탕> DVD 표지
최종명
사랑은 왜 눈물이 나는 것일까. 매운 요리를 먹으면 주룩 흐르듯, 때로는 눈물 나게 아플 때는 맵게 먹고 울고 싶을 지도 모른다. 중국 6세대감독의 대표주자인 '장양(张杨)'의 데뷔작 <아이칭마라탕(爱情麻辣烫, Aiqing mala tang)>은 슬픈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은근히 눈물이 난다. 매운 마라탕을 먹으면 저절로 눈물이 흐르듯.
영화는 '소리(声音)', '사진(照片)', '완구(玩具)', '십삼향(十三香)', '마작(麻将)'의 5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이다. 사랑과 결혼, 만남과 헤어짐의 인연에 관한 인생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서로 다른 에피소드이지만 감독은 하나의 동선으로 묶고 싶었던 것일까. 마치 마라탕 속에 들어가면 다 하나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훠궈(火锅, 쓰촨요리로 솥에 갖가지 야채와 고기 등을 넣고 맵게 먹는 것으로 마라탕과는 사촌)를 먹는 연인이 서서히 줌아웃으로 등장한다. 여자의 부모가 남자를 만나자고 한다는 말로 영화는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랑, 부모의 허락을 받고, 결혼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는 연인의 모습이다. 이들은 이 영화의 에피소드들마다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지만 이들의 동선에 따라 에피소드를 자연스레 하나씩 펼쳐가는 구성이다.
이틀 연속 매운 훠궈를 먹고 설사병이 난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의 부모 앞인데도 화장실로 달려간다. 그리고 화장실 옆 칸에는 '소리'의 소년이 등장한다. 혼인신고 하러 관청을 찾은 연인의 옆 사무실에도 이혼 도장을 찍으러 온 '십삼향'의 중년 부부가 있다. 연인의 '결혼사진' 촬영중인 촬영기사는 자기도 모르게 자꾸 저 멀리 어느 한 여인만을 찍는다. 그리고 방안에서 사랑을 나누는 사이 TV에는 '마작'의 공개 구혼이 방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