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지만 특별함을 주지 못한 <내 인생의 황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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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드라마의 황금기는 언제 올 것인가? 시청률에서 상대 방송사 KBS 드라마에 밀려 몇 년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잠깐 <누나>로 시청률을 회복했지만 연이어 실패하고 있다. <내 인생의 황금기>의 경우 <엄마가 뿔났다>에 가려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했고 극이 전개되는 내내 '막장 드라마'의 논란이 계속 되어왔다.
아마도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병폐의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런 듯싶다. 우선 불륜과 이혼, 병과 결혼 반대 등 한국드라마의 단골 소재들이 총집합되어 있다. 이러한 점들이 극에 전개에 있어 진부함을 유발하고, 더 나아가 막장 드라마의 논란으로 번졌다.
물론 한국 드라마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일반 여타의 홈드라마와 특별한 차별점을 꾀하고 있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또한 극의 전개 중간 중간 여자들의 고성방가, 부부의 다툼이 극단적으로 그려진 점도 없지 않다.
기획의도대로라면 월 메이드 드라마이러한 점들을 볼 때 막장드라마로서 분류가 되어도 손색이 없다. 그럼에도 '막장드라마= 高 시청률'이라는 공식이 있음에도 <내 인생의 황금기>는 황금기를 누리지 못했다. 그것의 원인은 정체성이 확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막장 드라마와 웰 메이드 드라마에서 어중간한 형태의 홈드라마를 지향하다 보니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내용 전개를 따져보면 드라마는 기획의도대로 착실하게 진행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기획의도를 보면 이러하다.
"이 드라마는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사랑과 결혼, 투병과 극복, 꿈과 좌절, 희망과 용기 등 일년 여간 이 가족이 겪은 모든 것이다. 위기의 순간에 선명히 드라마는 갈등과 문제,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욱 단단한 봉합으로 비로서 하나가 되어가는 이 가족의 일년 간의 기록, 그 사랑과 성장통이다."기획의도 대로 드라마에서는 가족들이 겪는 문제가 등장하면서 갈등하고 봉합하면서 단단한 가정이 되어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정말 이렇게 정확하게 기획의도를 담아낸 작품은 찾기 힘들 정도이다.
특히 만세(장용)의 일가는 재혼가정으로 황(문소리)이 열 살 때 만세가 미자(김혜옥)와 재혼을 한 후 미자가 데려온 딸, 금(이소연)과 둘 사이에 낳은 아들 기(진이한)까지. 그리고 재혼가정으로 시작해 사실상 황과 금이의 관계가 썩 좋지 않으며, 금이는 생부 뒷바라지를 하며 공부도 포기한 채 부모와의 갈등을 겪는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더 나아가 황의 결혼생활 문제, 금이의 결혼문제와 투병, 기의 꿈과 아버지의 바람 등으로 다양한 갈등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으면서 재혼가정이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난다.
특히 결말에서 이러한 기획의도를 완성하고자 노력한다. 황이 그 동안의 성과로 아동 출판팀의 정직원으로 채용되고, 신생아 용품을 사기 위해 들린 백화점에서 산통을 느끼게 된다. 백화점에서 우연히 황을 만난 희경(박정수)은 손주의 출산을 지켜보며 그 동안의 미움을 잊고 마음을 다시 열게 된다.
금(이소연)은 경우(신성록)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복한 결혼식을 치른다. 신혼여행을 떠난 두 사람은 "완벽한 결혼은 없지만 노력하는 결혼이 있을 뿐이다. 노력하며 잘 살자"고 다짐한다. 금을 며느리로 받아 들인 경자(양희경 분)는 매사에 노력하는 금을 보고 미안함과 동시에 고마움을 느끼고, 금은 다시 육상 코치로 복귀한다.
기는 병원 인턴 생활 중에도 뮤지컬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기의 진심을 알게 된 만세와 미자는 딱 1년만 뮤지컬 공부를 해도 좋다고 허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