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KV송전선로 경과지역한전은 “선로길이와 철탑수에 따라 주민설명회나 공청회 주관 장소의 객관적인 잣대가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춘천시는 홍천군 서면 보다 더 적은 철탑이 설치되는데도 4번의 주민설명회를 했다. 그러니 대책없는 공사 아니냐”며 반박했다.
함영언
한전의 일관성 없는 사업방식 때문에 주민들은 한전의 송전철탑 준공시점을 2009년 1월말에야 알게 됐다. 때문에 주민들은 "사업설계가 된지 6년이 흐른 뒤에야 송전철탑 반대 대책위를 뒤늦게 결성하게 됐다"고 말한다. 한전측이 주민들과 공사에 대한 투명성 있는 대화나 사업절차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전측에 "홍천군 서면 7개마을 주민들이 가평군과 포천시등의 주민설명회에 비해 차별감을 느끼고 있다"고 묻자 "가평군은 홍천군에 비해 철탑수나 철탑설치의 면적과 선로 길이가 크고 길기 때문에 주민설명회나 공청회를 주관한 것으로 안다. 서면 지역은 가평군에서 홍천군에 협의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답변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왜냐하면 홍천군은 선로 길이가 10,035m,그리고 철탑수가 25기인데 반해 춘천시는 선로길이 4,837m, 철탑수가 12개로 더 적게 설치됨에도 04년 9월부터 06년 6월까지 4번이나 공식적인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것을 보더라도 한전의 주민설명회에 관한 객관적인 지표가 없다는 것을 방증해주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주민들은 희생만 강요받고 최소의 법적 혜택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홍천군의 '책상행정', 주민만 골탕이러한 한전의 모순된 사업절차 속에 홍천군도 어설픈 행정으로 주민들로부터 비판 받고 있다. 홍천군은 주민설명회 주최기관으로서 주민들에게 송전철탑에 관한 홍보를 해 줄 수 있는 대표기관이다. 하지만 동막리 지성구 위원장은 "주민들의 의사와는 상반되게 합법적인 행정절차를 밟았다는 자치기관의 틀에 박힌 주장을 보면서 염증이 이제는 곪아 터질 지경"이라고 말하고 있듯이, 주민을 위한 실질적인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주민권익을 위한 노력이 희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홍천군 관계자는 "환경영향 평가법에 따라 2004년 서면 사무소의 마을대표들 의견을 토대로 환경영향 평가서 초안을 작성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주민들이 주민설명회에 대해 환경법에 끼워맞추기 위한 '요식행위'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는 실정에서 홍천군이 적극적으로 나서 공식적인 공청회를 개최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 홍천군은 주민설명회 논란이 일자 뒤늦게 2007년 2월에 한전측과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이것도 비공식적인 설명회여서 7개 마을 주민들은 주민설명회나 주민공청회에 걸맞는 한 번의 혜택(?)도 누리지 못했다. 따라서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의견수렴절차의 제도적인 통로를 자치단체가 차단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345KV는 홍천군 서면에 경유하는 것이 자치단체 입장에서 이로울 것이 없다. 고압선 송전철탑은 기피시설로 대 다수 지역이 반대하고 있는 현실에서 홍천군의 주민권리 무시와 한전 편의 봐주기 속에서 홍천군 서면주민들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홍천군 관계자의 "송전선로는 자치기관이 주도적으로 할 일이 없고 단지 중앙정부의 협조하는 기관에 머물러 한계가 있다"고 어려운 심경을 토로 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이다.
홍천군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황영철 국회의원 관계자도 "기피시설이 들어온다고 해서 고용창출의 효과가 있는 것도 없고, 희생만 되는 과정에서 홍천군이 좀 더 밀도 있게 주민들에게 홍보를 하고, 한전도 투명성 있는 대화와 설득의 과정이 없었던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복잡한 사정 때문에 345KV 송전철탑 공사에 대한 반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자치기관이건 한전이건 간에 관계자의 말에 경청할 필요가 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에 따르면 "한전이 발주하는 환경영향 평가법과 관련되어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따라서 사업주체가 지속적으로 해당주민들에 대한 대화와 관심을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족하나 덧붙이자면, 3월5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고압선 송전철탑에 대한 한전 관계자의 글을 인용해 본다. "한전은 입지 선정에서 준공까지 모든 절차를 해당 지역 주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원만한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면 이번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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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KV 송전탑 공사, 주민설명회에 주민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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